제목: 윤의 굴욕을 묵상하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이
2025년 8월 9일
<서막: 고난의 자리>
어느 날, 내가 아는 한 독수리의 날개가 뽑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털갈이하는 자연의 독수리와 달리,
그는 털을 강제적으로 뽑히고, 발톱까지 뽑힌 채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하나님은 그 고통을 지켜보고만 계셨습니다.
욥기의 말씀처럼, 하나님은 자신이 만드신 피조물의 특징을 너무나 잘 아십니다(욥기 38–41장).
독수리가 털 하나 없이, 발톱 하나 없이 맨몸으로 남겨질 때,
어떻게 될지를 하나님은 아셨습니다.
<실패의 자리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세상의 눈으로 보면, 그 독수리는 완전히 끝난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일하심이 시작되는 자리였습니다.
악한 자는 독수리의 모든 것을 빼앗았다고 의기양양하게 떠나가지만,
하나님은 이미 그 고난의 경계선을 그어두셨습니다.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와 같습니다.
사탄과 세상은 십자가 위에서 예수를 처형하며
예수님의 죽음을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은 자신들의 패배가 시작된 자리였습니다.
<하늘은 침묵하는 듯했지만>
독수리는 자신의 골고다 언덕 위에서 처절한 고통을 겪습니다.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 그가 왼쪽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쪽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욥기 23:8-9)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 가운데서도 결코 그를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그 모든 무너짐 속에서 독수리는
자신이 의지하던 날개, 발톱, 자존심이
얼마나 연약한 것들이었는지를 깨닫습니다.
모든 자아가 꺾이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숨결이 닿기 시작합니다.
<순금처럼 새롭게>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기 23:10)
죽은 듯했던 독수리의 몸에서 새로운 깃털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과거보다 더욱 빛나는 깃, 더욱 강한 발톱
그러나 이제 독수리는 자기 과시가 아닌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몸짓입니다.
이 힘은 독수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고난의 풀무불을 통과하면서 모든 불순물과 자아가 제거된 자리에
하나님의 능력이 채워진 것입니다.
<비상(飛上)은 은혜로>
새벽이 밝고, 독수리는 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요함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숨결을 타고 오르는 비상입니다.
그는 압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버림이 아닌 연단이었고,
자신의 가장 큰 굴욕의 자리가, 실은 가장 큰 영광의 자리였음을.
<악인의 패배와 하나님의 승리>
그렇다면 독수리를 찢었던 악한 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들은 독수리를 파멸시켰다고 믿었지만,
자기가 판 웅덩이에 자기가 빠지고,
자신이 던진 그물에 자기 발이 걸렸습니다(시편 9:15).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골로새서 2:15)
사탄은 십자가로 끝냈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그 십자가로 모든 것을 시작하셨습니다.
<새 힘으로 비상>
나는 압니다.
그가 더 이상 날지 못하던 그때, 하나님은 그 안에 새로운 깃을 심고 계셨음을.
그리고 이제 그는 다시 날 수 있습니다.
그의 힘으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이사야 4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