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에서를 미워하셨는가?:에스겔 35장 묵상

by 안젤라

2025년 10월 1일


하나님은 왜 에서를 미워하셨는가?: 에스겔 35장 묵상


[1] 에스겔 35장

지금 에스겔서를 읽는 시기는 속죄일 기간이고, 대속죄일을 앞둔 열흘 동안은 가족이나 이웃에게 진 빚을 갚고, 서로 좋지 않았던 관계를 회복하는 때이다. 그래서인지 에스겔 35장의 내용은 형제 관계임에도, 형제의 고난을 기뻐하고 그 틈을 타 형제를 무너뜨리려 하는 에돔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과 행하심을 자세히 읽어볼 수 있었다. 에돔에 대해 에스겔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10 네가 말하기를 이 두 민족과 두 땅은 다 내 것이며 내 기업이 되리라 하였도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거기에 계셨느니라

11 그러므로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네가 그들을 미워하여 노하며 질투한 대로 내가 네게 행하여 너를 심판할 때에 그들이 나를 알게 하리라 (에스겔 35:10-11)


11절의 '네가 그들을 미워하여'라는 말씀은 말라기 1장 2-3절에 나오는 말과 같다.


2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에서는 야곱의 형이 아니냐 그러나 내가 야곱을 사랑하였고

3 에서는 미워하였으며 그의 산들을 황폐하게 하였고 그의 산업을 광야의 이리들에게 넘겼느니라 (말라기 1:2-3)


실제로 하나님은 에스겔을 통해 에서의 후손인 에돔 자손들을 왜, 그리고 어떻게 멸망시키시는지를 알려 주신다.


12 네가 이스라엘 산들을 가리켜 말하기를 저 산들이 황폐하였으므로 우리에게 넘겨 주어서 삼키게 되었다 하여 욕하는 모든 말을 나 여호와가 들은 줄을 네가 알리로다

13 너희가 나를 대적하여 입으로 자랑하며 나를 대적하여 여러 가지로 말한 것을 내가 들었노라

15 ...이스라엘 족속의 기업이 황폐하므로 네가 즐거워한 것 같이 내가 너를 황폐하게 하리라 세일 산아 너와 에돔 온 땅이 황폐하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을 무리가 알리라 하셨다 하라 (에스겔 35:12-13, 15)


여기서 에돔은 이스라엘이 심판받고 고난당하는 것을 보고 형제로서 슬퍼하거나 도우려는 마음 없이, 오히려 그 고난을 즐거워하며 이스라엘을 정복하려는 야망을 드러낸다.


[2] 사랑의 하나님이 '미워하셨다'는 말씀의 충격

처음 성경을 읽을 때 하나님께서 대놓고 '나는 에서를 미워하였노라'라고 하시는 말씀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삭의 자녀로서 야곱에게 장자권을 빼앗긴 에서를 위로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에서를 속인 야곱을 사랑하셨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특히 말라기 1장과 로마서 9장에서 이 말씀이 선포될 때 마음이 불편했다. 사랑의 하나님, 긍휼의 하나님이 에서를 미워하신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12 리브가에게 이르시되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셨나니

13 기록된 바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 하심과 같으니라

14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하나님께 불의가 있느냐 그럴 수 없느니라(로마서 9:12-14)


바울이 말한 대로 '하나님께 불의가 있느냐 그럴 수 없다'는 말씀을 붙잡고 묵상해 본다. 잠언과 시편에 보면 하나님은 '악인'을 미워하신다는 말씀이 자주 등장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악'을 미워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심판하지 않으실 때 마음이 불편하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에서를 미워하셨고, 하나님은 악인을 미워하신다'는 전제로 볼 때, 삼단논법에 따르면 에서는 악인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3] 에서가 악인인 이유: 하나님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

에서를 악인이라고 생각하니 하나님이 에서와 그의 후손 에돔을 도무지 사랑하실 수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에돔 족속이 이스라엘을 대놓고 욕하고 두 민족과 두 땅을 그들이 차지하겠다고 말할 때, 그들은 온 세상이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적인 복수심만 가득하여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아예 하나님이 그들의 말을 듣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듯이 떠들고 다닌다. 한마디로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그런 언행을 해 온 것이다.

에서는 아버지 이삭이 리브가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하나님께 묻고 또 물으며 얼마나 고심했는지 고려하지 않았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그의 이름 그대로 큰 민족의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데, 소위 장손인 에서는 아브라함의 씨를 널리 퍼뜨려야 할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방 여인과 결혼했다. 이는 그가 정말 이런 사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한 행동이다. 그에게는 부모인 이삭과 리브가의 걱정도, 하나님의 노여움도 아랑곳없었다.

장손으로서 책임감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살려면 차라리 장자권을 포기하는 것이 맞지만, 에서는 장손이 누리는 권리와 부를 빼앗겼을 때 형제인 야곱을 죽이려고까지 했다. 가인이 아벨을 죽인 사건 이후 하나님께서 형제를 죽이는 것에 대해 어떤 마음이신지도 모르고, 자기가 분이 난다고 원수를 갚겠다며 그렇게 한 것이다.


[4] 에서-에돔-헤롯으로 이어지는 불경의 계보

에서의 이런 불경스러운 마음은 그의 후손 에돔에게 이어졌고, 이후 에돔 나라는 에스겔의 예언대로 사라졌지만 에돔 족속 일부는 이두매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다스린 헤롯 왕이 바로 이두매인이다.


헤롯은 에서가 야곱을 죽이려고 한 것처럼,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자 자신의 왕위를 위협하는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베들레헴의 아기들을 모두 죽였다. 헤롯은 구약에서 하나님이 메시아를 보내주신다고 하셨고, 동방박사들이 하늘의 별을 보고 메시아의 탄생을 알려주었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과 계획임을 알면서도 그는 아기 예수를 죽이려 했다. 이것이 바로 에서의 마음이 계속 이어져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말로 하나님은 알파와 오메가로서, 에서와 그의 후손들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해를 끼쳤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하나님 눈치를 보지 않는 민족이었음을 아신 것이다.


[5] 하나님의 '미움'의 본질

하나님이 에서와 에돔, 헤롯 가문을 미워하신 그 미움은 감정적인 미움이 아니다. 하나님은 이들과 '도무지 함께 할 수 없는 마음'을 '미움'으로 표현하신 것이다. 에서는 하나님과 아무 상관없이 살면서도 장자의 복은 챙기고 싶어 했고, 하나님을 경외하기는커녕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 그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싶어 하지 않았고, - 장손이라는 자리가 앞으로 모래알 같은 민족을 이룰 중대한 자리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고, - 하나님이 무엇을 중요히 여기시는지 관심이 없었고, - 하나님이 듣고 계시고 보고 계신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그런 모습을 '나 여호와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보셨고, 에서와 에돔을 멸하신 것이다. 그 태도가 에서에게서, 에돔으로, 그리고 신약의 헤롯에게까지 이어졌고, 그 계보의 끝은 '자기 뜻대로 살다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가 된 것이다. 이 흐름은 하나님이 계신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말과 행동은 하나님이 듣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이다.


성경적으로 볼 때 '죄인'은 하나님을 모르거나 하나님을 무시하는 죄를 짓는 사람들이다. 에서-에돔-헤롯이 심판받는 본질은 바로 이 죄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오늘날의 비그리스도인을 '하나님을 모르고 자기 멋대로 사는 교만의 죄'를 짓는 죄인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6] 야곱이 사랑받은 이유: 하나님을 인정하는 마음

하나님이 얼마나 자비와 긍휼과 사랑을 베푸시는 분이신지는 야곱에게 하신 모든 것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야곱도 속이고, 도망치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에서와 다른 점이 있었다. 그는 하나님을 두려워했고, 하나님께 매달렸다. 장자권을 탐낸 것도 하나님과 함께 하고 싶고, 하나님께 쓰임 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얍복강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복 주시지 않으시면 나는 갈 수 없다'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야곱, 즉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인정하는 마음', '하나님 없이는 안 되는 마음', '하나님께 의존하는 마음'이었고, 그 마음에 하나님은 기뻐하신 것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멸시하는 일이 극에 달한 시기조차도, 하나님은 말라기를 통해 이스라엘을 사랑하신다고 하신 이유가 바로 야곱의 그 마음 때문이었다.


[7] 사랑의 계명과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

형제를 향한 분노와 복수심에서 에서와 에돔은 야곱과 이스라엘을 미워하고 파괴하려고 하였다. 모세를 통해 주신 율법을 꼭 짜면 '사랑'이 나온다는 목사님의 말씀처럼 이것은 사람 간의 복수나 미움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서로 사랑하라", "형제를 사랑하라"고 하신 하나님에 대한 무시와 불경이다.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은 단순한 인간관계의 윤리가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일종의 시험이다. 형제를 향한 분노와 복수심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불경인 것이다. 대속죄일을 앞둔 이 시기, 에돔의 길을 경계하고 야곱의 마음, 즉 하나님을 인정하고 의지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야겠다.

작가의 이전글바벨론의 영과 남은 자: 하박국이 본 심판과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