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6일
우리는 하나님의 침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하나님께서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될까? 열왕기상 1장은 아도니야의 왕위 도전과 실패에 대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아도니야는 스스로 왕이 될 것이라 선언하고, 후계자로서의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다윗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성경(개역개정)은 다윗이 ‘아도니야를 섭섭하게 하지 않았다’고 표현한다.
그 때에 학깃의 아들 아도니야가 스스로 높여서 이르기를 내가 왕이 되리라 하고 자기를 위하여 병거와 기병과 호위병 오십 명을 준비하니 그는 압살롬 다음에 태어난 자요 용모가 심히 준수한 자라 그의 아버지가 네가 어찌하여 그리 하였느냐고 하는 말로 한 번도 그를 섭섭하게 한 일이 없었더라 (열왕기상 1:5-6)
열왕기 저자는 이 부분에서 의도적으로 압살롬을 언급함으로써 두 사람을 연관성을 가지고 바라보도록 한다. 압살롬도 아버지 다윗을 무시하고 스스로 왕이 되려 하였고, 그의 출중한 외모는 백성들의 지지를 얻는 데 영향을 미쳤다. 압살롬처럼 아도니야도 왕이 되기 위해 지지 세력을 형성했다. 아도니야는 혼자 왕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요압(군대 장관)과 아비아달(제사장)을 포섭하여 세력을 키웠다. 이는 군사적·종교적으로 지지와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었다.
그 시점에 다윗이 공식적으로 후계자를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도니야는 다윗이 자신을 후계자로 인정한다고 착각한 듯 보이며, 대부분의 신하들도 같은 생각으로 아도니야를 지지하였다. 하지만, 이스라엘 신하 모두가 아도니야를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사독 제사장, 나단 선지자, 브나야, 다윗의 경호원, 다윗과 솔로몬을 지지하는 세력은 아도니야를 지지하지 않았다.
아도니야는 사실상 다윗의 침묵이 곧 승인이 아님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었다. 아도니야는 자신의 즉위식에 솔로몬과 나단 선지자를 초대하지 않았고, 이는 자신이 다윗의 승인을 받았다는 확신이 없었음을 보여준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어렵다면 왕위 계승에 대해 다윗에게 문의를 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다윗의 침묵한 틈을 이용해 스스로 왕이 되려고 했다.
나단 선지자는 밧세바에게 다윗 왕에게 가서 솔로몬을 후계자로 세울 것을 건의했다. 그 결과, 다윗은 솔로몬의 즉위식을 공식적으로 선포했고, 왕이 승인한 즉위식은 기혼에서 곧바로 진행되었다. 같은 날 두 왕의 즉위식이 있었으나, 아도니야의 즉위식에 참석한 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모두 도망쳤다. 스스로 왕이 되려고 한 아도니야는 두려움에 제단의 뿔을 잡으며 목숨을 구걸해야 했다. 아도니야의 즉위식과 관련된 이 사건은 하나님께 묻지 않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왕위를 차지하려 한 자의 실패를 보여 준다.
이 사건은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준다. 먼저, 하나님께 묻지 않고 자기 뜻대로 하면 실패한다는 점이다. 아도니야는 다윗이 침묵한다고 해서 자기 식으로 해석하고 행동했지만 결국은 인정받지 못했다. 우리도 역시 먼저 주님의 뜻을 여쭈어야 한다. 또한,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 아도니야처럼 “침묵=승인”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모든 선택 앞에서 반드시 하나님께 묻고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침묵은 “기다리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섣부른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아도니야처럼 하나님의 계획을 기다리지 않고, 자기 소견대로 일을 처리하려고 할 때가 많았음을 회개합니다. 주님의 응답이 없을지라도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때를 기다리며, 기도로 주님의 뜻을 구하는 믿음을 주시옵소서.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