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할인간 Aug 18. 2023

나에 대한 고찰

05. 글을 쓰고 싶은 이유가 생겼다.(동기부여)

 2주 만에 작은 아이를 데리고 놀이치료 센터에 갔다.  차가 고장 나서 수리를 보내고 또 한 번은  강한 태풍 때문에 가지 못 했다.

매일 왕복 1시간 30분 자가운전을 해서 등하교를

했지만 이제는 스쿨버스가  생겼다.

목요일만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가면 된다.

관심 없었던 것들이 도움반 선생님 도움으로 달력 보는 법을 익혔다. 몇 월, 며칠, 무슨 요일을 구분하고 사용하게 된 순간부터였던 것 같다.  

"오늘은 목요일이에요. 엄마, 학교에 데리러 오세요."라든가.

"엄마, 내일 놀이치료 가는 날이에요. 학교로 오세요"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이게 무슨 놀라운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작은 아이에게는 큰 변화인 것이다.

날짜와 요일, 시간,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생겼다.

눈을 맞추고 의식하는 것이 힘들었던 아이였다는 것이

이제는 생각나지 않는다.

몇 년 사이에 놀랍게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운 아이, 학교를 가고 싶어 하는 아이.

친구가 좋은 아이를 볼 때마다 학교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작은 아이를 볼 때마다 인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만나는 선생님마다 열정적이 시고 아이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을 느낀다.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는 한 번도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5년  하고도 반년이 더 지난 지금도 학교가 좋다고 말한다.

나는 신학기가 되면 선생님께 부탁드리는 것이 있다. 아이를 돌보는 양육자로서 내가 아는 것을 공유하고 내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아이의 활동 및 나와의 소통을 부탁드린다.

어려운 부탁 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하다. 아이가 소통이 잘 되어서 이야기를 해준다면 이런 부탁은 필요 없겠지만 아이는 아직 의사 전달이 매끄러운 편은 아니다.

개별화교육 협의회라는 명목의 개별 면담에서 통합반 담임 선생님과 도움반 선생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이야기를 나눈다. 중간에 교장, 교감 선생님도  오시는데 사진만 남기고 퇴장하신다.

어차피 실질적인 건 두 분 선생님께서 하실 테니까. 나는 아이에게 관심이 아주 많은 엄마다.

그렇다고 선생님이 하시는 일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장점들을 이야기하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어떻게 다가가시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 드리는 편이다.

좀 귀찮은 엄마 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움반 선생님은 작년에도 계셔서 나를 잘 알고 이해해 주신다. 우리는 카톡으로 자주 대화를 한다. 아침에 아이가 기분이 어땠는지, 뭐가 속상했는지 등 여러 가지를.. 활동 사진과 여러 행사 사진을 함께 보내 주시는데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것 같다.

아이에게는 최고의 선생님이 아닐 수 없다.


방학인 지금도 같은 시간에 놀이치료를 간다. 5살 때부터 다닌 센터는  햇수로 9년 차가 되었다.

여러 가지가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익숙 한 곳이고 아이에게는 편안 한 곳이기도 하다.

모래놀이 치료로 시작해서 미술놀이 치료를 거쳐 지금은 언어치료와 심리놀이 치료를 하고 있다.

두 분 선생님도 오래 다니다 보니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아이와 함께 했고 하고 있는 것 들을 선생님에게 자주 이야기를 한다. 가보니 좋았던 곳, 아이와 함께 하면 좋은 것 들을 소개 하기도 하고 가보라고 권유도 한다. 몰라서 못 가는 곳이 많다.

나는 아이들과 많은 경험들을 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발품도 팔고 검색의 힘도 빌린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고 아이들도 많이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알리고 싶었다. 단 순히 내 노력을 알아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힘들지만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기 한다.

내가 잘하고 있다고 더 힘내 자고 다짐을 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도 한다.

소문을 내지 않으면 조용히 지나간다. 소문을 내면 그 소문을 더 이루기 위해서 더욱더 노력하게 된다.

나는 머물러 있고 싶지 않고 흘러가고 싶다. 나의 목표는 하나다. '아이들이 나로부터 독립하는 것'

언제까지 내가 옆에서 모든 걸 다 해 줄 수는 없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 일뿐이다.


아이가 언어 수업을 하러 들어갔을 때 심리놀이 치료 선생님과 피드백을 했는데, 지난주 뭐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승마 수업이 끝났다고 이야기하면서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고맙다는 말을 했다. 내 아이이고 나는 엄마니까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선생님이 왜 고맙냐고 물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알았다고 포기했을지 모른다고 했다.

나도 그런 마음이 안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내 아이는 내가 잘 아니까 나는 밀고 나 갔던 것이다.

선생님의 격려 같은 말에 눈물이 나왔다. 주책스럽게 갑자기 눈물이 나오고 그러는지..

따뜻한 눈빛과 말에 항상 나는 위로를 받으면서 잘하고 있다고 또 잘 버텨 보자고 마음을 다 잡는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고 말을 하면서 아이들과 내 이야기를 글로 쓰고 있다고 했더니 부탁이 있다고 했다.

뭐냐고 했더니 내가 지금까지 아이들 키우면서 했던 것 들과 체험하고 경험했던 것 들을 글로 적어 달라고.

보통의 엄마들과 많이 다르다면서  몰라서 못 하는 것들과 내 경험을 통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는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좀 유별 난 것 같기도 하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신나서 많은 것 들을 준비하고 잘 따라와 주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고맙다.

작은 아이 위주로 맞추다 보니 큰 아이에게는 조금 유치할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큰 아이를 볼 때마다 미안하고 대견하다.

방학이 겹치지 않는 날에는 큰 아이에게 맞춰서 영화도 보고 하고 싶은 것도 같이 한다.

큰 아이를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늘 초보 엄마 같고 매번 매 순간 새로운 느낌이 든다.

오늘은 처음이고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으니까.  매일 새 날이고 처음인 것이다.


 요즘 글을 쓰고 있긴 하지만 잘 쓰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센터에서 실무를 보고 계시는 선생님과 대기 시간에 대화를 하면서 브런치에 쓴 글을 시간 나실 때 읽어 보시라고 닉네임을 알려 드렸다.

좀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아는 사람이 글을 본다고 생각하니 좀 떨리기도 하다.

이런 내가 과연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잘 쓸지 모르겠지만 동기 부여는 될 것 같다.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하나 생긴 것이다.  두근두근 설렌다.

좀 더 노력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 대한 고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