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의 시작(안식년 선언)

실험을 시작합니다.

by 고도

실험을 시작합니다.

2025년 9월 27일, 나는 중대 결정을 내렸다.

"1년 동안 안식년을 갖는다. 연간 생활비는 5,000만 원으로 제한한다. 이것은 일종의 실험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휴식'이나 '도피'라고 불렀지만, 엔지니어인 나에게 이것은 '실험의 시작'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계를 멈추고 변수를 통제할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야 한다. 나에게는 그곳이 회사 밖이었고, 5천만 원이라는 한정된 예산 안의 삶이었다.

"안식. 최대한 죽음과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는 행위. 안식일이란 주 7일 모두 일해야 할 것 같은 불안에 대한 저항이다." (2025.09.27 일기)

나는 '불안'이라는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가장 불안해 보이는 길을 택했다. 소득을 끊고, 커리어를 멈추고, 사회적 지위를 내려놓는 것. 그것은 사회적 죽음과 가까웠으나, 내 영혼이 살기 위한 유일한 생명 유지 장치였다.

나는 2026년 1월 1일로 시작하는 6개월의 육아휴직을 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이것은 단순한 휴직이 아니었다.

그것은 잘못된 가설로 점철된 내 전반기 인생에 대한 '종료 선언'이자, 새로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테스트'의 시작이었다.

이제 나는 실험실로 들어간다.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오직 내 안에서 나오는 데이터에 집중할 수 있는 고립된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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