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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 Dec 22. 2022

오늘이 결혼 10주년입니다.

뭐든 10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던데...

남: 뭐 받고 싶은 거 없어?

여: 그다지.. 없는데

남: 알겠다. 자상한 남편?

여: (웃음) 결혼 새로 해야겠네.

남: 애들은 어쩌고?

(애들을 데리고 재혼하는 삶에 대한 추궁)


오늘이다. 드디어 깨달음을 얻고 하산해야 할 것만 같은 결혼한 지 딱 10년째 되는 날.

(축하한다고 반사적으로 생각하신 분들은 이 에세이의 제목을 다시 확인하셔야...)

위의 대화는 결혼 10주년 기념일 전날 부부의 대화 ㅎㅎ


오늘, 10년 전의 내가 아무것도 모른 채 이렇게 큰 결정을 했다니, 감회가 새롭기는 하다.

여기에서 아무것도 몰랐다는 말은, 사기결혼.. 남편이 이럴 줄은 몰랐어요.. 류가 아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중요한지를 몰랐다는 이야기.


문득 상상해 본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아는 (여자) 사람들은 결혼을 더 성공적으로(?) 하고 행복한 엄마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주체적인 삶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미혼이 될까?


정말 심사숙고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훌륭한 가정을 이룰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20대에 멋모르고 으레 하는 줄 알고 하는 사람들이 빠지면 혼인율과 출산율이 감당할 수 없게 떨어지기는 할 듯.


대체로 30대, 아직 미숙한 상태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워보며 비로소 어른으로 거듭난다고 했을 때 배우자야 말로 나를 성장시키는 스승이라고 예쁘게 말할 수 있겠지.

이렇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가족이 된다는 것은 부부 말고는 없지 않은가. 자식은 그래도 나 아니면 배우자를 닮은 구석이 반쪽쯤은 있으니...


결혼기념일날 축하 대신 반성문을 쓰고 싶지는 않으니...

10년 전 나에게 한 마디만 던지고 더 길어지기 전에 오늘의 글은 끝내려 한다.


"괜찮아. 넌 인간이 대한 폭이 아주 깊어지다 못해 심리학까지 배우게 된단다."


전문가가 꼭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아닐 테지.

많은 경험과 실패를 통한 노하우를 축적한 사람,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무언가 다른 쪽으로 성공할 수도 있지 않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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