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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융사령관 Nov 20. 2023

2차전지 신사업 추진 상장기업 공시 이제 보니 뻥이야?

2차전지를 비롯한 테마 산업 공시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이유?

2차전지 신사업 추진 상장기업 공시 이제 보니 뻥이야?



올해 주식 시장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산업분야 or 테마 중 하나가 바로 2차 전지일 겁니다. 특히, 지난여름에 2차 전지 기업 일부에만 주식 거래 대금이 지나치게 쏠림 현상을 보이기도 하고, 특정 종목들은 과열을 보이기도 하고, 또 차갑게 식어가며 고꾸라지는 차트를 보여주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차 전지 분야가 아주 핫하다 보니 기업들도 너도 나도 2차 전지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2차 전지 관련 신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상장 기업들의 공시 자료를 살펴보니 실체 추진한 적이 없는 껍데기만 있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핫한 테마주로 꼽히는 2차 전지와 같은 신사업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진출하겠다고 공시한 뒤 실제로는 추진한 실적이 전혀 없는 사례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실제 2차 전지 사업을 시작하고 안타깝게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도 있겠지만 아예 추진한 적이 전무하고, 투자금이나 주가 상승에만 이용해 먹으려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상장기업의 경우 이는 허위 공시나 불공정 거래 혐의에 해당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금융감독원은 2021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기업 정관에 사업목적을 새롭게 추가하거나 수정 및 삭제한 상장 기업 1,047곳에 대해 사업목적 현황, 변경 내용 및 사유, 사업 추진현황 및 미추진 이유 등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와 점검을 진행했습니다. 금감원의 점검 결과 2차 전지, 메타버스, NFT, 신재생 에너지 등 최근 몇 년 사이 주식 시장에서 주요 테마로 떠올랐던 섹터를 살펴보니 테마업종을 추가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목적을 변경했던 상장기업들이 약 23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중에서 절반이 넘는 125~129개 기업이 테마 관련 신사업 관련 추진 내역이 전무했다는 것입니다. 


테마주에 묶이면 적어도 단기적으로 주식은 급등하는 경우가 많게 되는데 이런 테마의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재무적인 안정성이 낮고, 경영상의 문제나 내부통제 등 문제점이 지속해서 노출되거나 불안한 기업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개미들 입장에서는 주의가 필요했던 것인데 문제는 기업 내부자가 아니라면 그 기업이 진짜 2차 전지 사업을 추진하는지 주가 부양이나 CB 등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불법적인 행태를 이용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뻥 카드를 쳤는지를 사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업들 가운데는 기업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목적을 추가한 경우도 있었고, 횡령이나 배임 사건 사고와 감사보고서 미제출,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주식시장에서 관리종목 지정 및 상폐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등 매우 다양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특정 산업 섹터가 테마로 묶이고 거품이나 과열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이번 2차 전지뿐 아니라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사업 발굴이나 신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미명 아래 특정 산업(주로 2차 전지와 같은 테마,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를 의미)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면서 주가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대충 기억나는 것만 해도 90년대말과 2000년의 닷컴 버블, 2010년대 중반 뷰티 및 화장품 산업의 과열과 2019년 소부장 열풍, 2021년 메타버스, 2023년 여름 2차 전지가 대표적입니다.


주식시장을 달구는 테마주들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지금도 다양한 테마주들이 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테마가 계속 나올 것입니다. 특정 산업 섹터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잠재력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한 가지 더 살펴봐야 하는 것은 그런데 누구나 따라올 수 있다면? 그다지 커다란 메리트가 없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더라도 아무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면 의미가 없고, 해당 산업에 진입장벽이 어느 정도 높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경쟁자 출현이 쉬운 산업이라면 공급 과잉이 발생하거나 경쟁이 너무 심해져서 독점적인 이윤을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실력차가 드러나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번에 금감원의 조사로 밝혀진 것처럼 뻥 카드를 치는 기업들도 단기적으로는 공시를 이용해 주가 부양에 나설 수 있지만 중, 장기적으로는 뻥 카드란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진짜 알짜기업과 가짜나 흉내만 내던 기업은 사라지게 되어 있는 게 시장의 원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 산업이 테마를 이루고 거품의 형성과 붕괴가 반복되는 현상은 2차 전지 분야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온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반복되는 사이클에 대해 알고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무턱대고 테마주에 묶여있다고 덥석 투자하는 것보다는 공시를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이 기업이 실제 신사업에 진출해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실제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잘 확인해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 2차 전지를 비롯한 테마 업종에 투자하신 브런치 스토리 독자분들도 이 점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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