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경제 ep8. MZ 세대가 원하는 국민연금 개혁 방향??
우리 사회에서 세대별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중 세대별로 의견이 크게 달라지는 이슈가운데 하나가 바로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 관한 문제입니다.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 제도는 인구구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연금 제도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도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단순하게 보험료를 올리거나 내리면서 조정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민연금 고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 중 하나가 바로 출산율입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약간 높아진다면 고갈 시기도 좀 더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나라 출산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MZ 세대들은 국민연금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불안하고, 오히려 화가 나기도 합니다. 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진 첫 번째 세대들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져 영끌로 무리해서 부동산을 매수하거나 주식이나 암호화폐 및 가상 자산으로 불리는 코인에 뛰어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청년들의 과거는 어둡고, 현재는 힘들며, 미래는 불투명한데 사회적으로 부양해야 하는 고령층은 훨씬 많아지는 세대라서 불안감과 상실감은 더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민연금 제도에 불만이 있는 세대는 20대 30대가 가장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20대부터가 지금 보험료를 열심히 납부해야 하는 세대이니 당연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연금 수급권자인 60대 이상 세대는 상대적으로 불만이 별로 없고, 불만의 내용도 2~30대는 미래 불안감에 대한 것이라면 60대 이상은 노후 생활이 전혀 보장 안되는 미미한 용돈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점심 한 끼 사 먹기도 팍팍한 삶에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직장가입자의 경우 국민연금은 준세금(사실상 세금처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매달 월급에서 보험료를 떼어가는데 지급받는 것은 30년~40년 이후에나 지급받는 연금 시스템 자체가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에 국민연금 제도 개혁이 MZ들의 지지를 받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잊을만하면 국민연금 기금 고갈론에 대한 뉴스가 나오기 때문에 지금의 90년 대생부터는 퇴직 후에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조사에서는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2057년이었는데 재작년 조사에서는 2054년으로 3년 앞당겨질 수 있다는 보고서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에 현 정부는 정권 출범 초기부터 국민연금 개혁을 들고나왔습니다. 현 정부의 목표대로 개혁이 잘 될지 안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연금 개혁은 결국 표와 연결되어 있고 선거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작용합니다. 쉽게 말해 연금 개혁 건드리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표 떨어지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연금 개혁을 건드렸던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고전했던 것을 국제 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
현 정부의 개혁 방향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MZ 세대들은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MZ 세대들은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과는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똑같은 개혁안을 보고도 누군가는 적절한 개혁방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개악이라고까지 평가하기도 합니다.
특히 청년 MZ 세대와 현 정부나 경제 관료 혹은 연금이나 재정 전문가들의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 개혁을 더 어렵게 하는 요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를 조금이라도 뒤로 늦추고 싶어 하는 것이 개혁의 가장 큰 목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리거나 보험료율은 인상하거나 연금 지급 시점 나이를 뒤로 늦추거나 소득 대체율을 조정하거나 안정적 기금 운용과 지속 가능성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재정안정성 위주의 개혁을 하고 싶어 하겠지요. 거기에 선거에서 표가 최대한 적게 떨어져 나가는 방향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 할 것입니다.
반면 MZ 세대로 대표되는 2~30대 청년들의 시각은 몇 년 뒤로 미루는 것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내 노후는 내가 알아서 준비할게요. 국민연금과 국가는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국민연금 의무 가입제가 아니라면 당장 탈퇴하고 절대 자발적으로 가입하지 않을 거예요."
"국민연금 고갈된다는데 저희 세대가 60대가 되면 과연 받을 수 있을까요?"
위와 같은 말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MZ 세대로 내려 갈수록 전반적으로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Z 세대들이 원하는 국민연금 개혁 방안은 보험료 인상 방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반대 방향입니다. 아직 젊은 MZ 세대들은 언제 올지도 모르는 머나먼 미래에 용돈 수준의 연금을 지급받기 위해 지금 당장 내 통장에서 돈을 빼가거나 투입을 늘려야 한다는 국민연금 개혁 방식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그게 개혁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 합니다.
또한 연금 제도의 특수성으로 인해 설계가 복잡하다는 점도 MZ 세대들이 관심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국민연금에는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많고, 관련 용어도 어렵고, 모수 개혁은 또 뭔지 모르겠고, 왜 처음부터 이런 제도를 만들었는지 이해도 안 가고,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고 사실 이들이 구체적으로 알 필요도 없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MZ 세대들이 원하는 국민연금 개혁 방안은 강제 가입을 자유 가입으로 해주던가 덜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의 개혁을 선호할 것입니다. 아니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조금 더 내는 방향으로 개혁이 된다면 내가 후에 받을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다수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시각을 좁혀가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생경한 경제) 정부가 추진하려는 국민연금 개혁 방안과 MZ 세대들이 원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연금 제도가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세대별 갈등 부분만을 부각해서 갈등을 크게 조장하지 말고 여야를 떠나 선거의 유불리를 따지지도 말고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개혁 방안에 대해 다양한 사회적 의견들을 모아 공론 과정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 보다 근본적인 개혁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경한 경제에서 민감한 이슈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