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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도 잘하고 싶어!

아이의 속도를 믿고 기다립니다 (3)

by 해바라기

아이가 6살이 될 무렵부터 사교육을 권하는 주위의 목소리가 많아졌다. 그 나이 또래의 대부분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피아노, 태권도, 미술 등과 같은 예체능 학원을 시작으로, 영어와 수학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도 생겨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는 영어, 수학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조금씩 늘었고, 3학년 무렵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과 공부를 위한 학원에 다녔다. 물론 나 역시 사교육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를 잘 교육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도 아이의 신체 발달을 위해 발레와 피아노를 시작했다. 발레는 아이의 선택이었고, 피아노는 나의 선택이었다. 7살 무렵에는 아이가 원해서 미술 학원도 다니게 되었다. 첫째 아이는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고, 스스로 생각한 이야기를 글, 그림, 몸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겼다. 특히 연극 놀이는 우리 집에서 빠질 수 없는 일상이었다. 백설공주, 라푼젤, 요정여왕 이야기 등 매일 저녁마다 다양한 이야기로 공연을 했다. 엄마, 아빠, 동생까지 참여하여 함께 이야기를 꾸며나갔다.


발레는 다양한 근육을 사용하고 발달시키기 때문에 신체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5살부터 시작한 발레를 3학년까지 꾸준히 다녔다. 운동이 아이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발레 공연도 보러 다니고, 발레 동화책도 함께 읽으며 흥미를 이어갔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발레에 대한 흥미는 점점 줄어들었고, 피아노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결국 발레를 그만두고 피아노와 줄넘기로 운동과 예체능의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피아노는 나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실력을 키우는 피아노는 성실함과 집중력, 끈기를 배우기에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음악적 정서를 키우고 암기력까지 발달시킬 수 있어, 학습의 기초를 다지기에 적합하다고 보았다. 다행히 아이는 피아노를 좋아했고, 어려운 순간이 와도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다녔다. 피아노를 통해 길러진 성실함과 집중력이 나중에 학습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수학과 영어 학원을 시키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수학의 경우, 저학년 때 무리하게 연산을 시키면 수학 자체에 대한 반감이 생길까 걱정되었다. 연산 훈련보다는 수학적 감각을 키우기 위해 숫자와 도형 관련 책을 많이 읽어주었고, 만들기를 통해 수학적 사고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유도했다. 영어도 마찬가지였다.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강제성이 생기면 거부감이 커질 것 같았다. 그래서 영어 동요와 그림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했다. 주변에서 사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아이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까 걱정되었다. 그때마다 학원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학원 상담 후에는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다'라고 느껴 결국 보내지 않기로 했다.


3학년 봄, 아이의 실력이 궁금해서 수학 학원 레벨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학습지를 거의 풀어본 적이 없어서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의외로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이의 속도를 믿어보자'라고 다짐했다. 그때까지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4학년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이는 친구들과의 차이를 느끼기 시작했다. 공부에 대해 자각하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동안 기다리던 변화였지만, 막상 아이의 고백을 듣고 나니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밀려왔다.




여러분은 사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이의 속도와 사교육의 필요성 사이에서 고민한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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