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된 판단에 대하여

알면서도 생기는 죄책감

by 해바라기

아이들 키우다 보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이 많다.

특히, 아이가 가정을 벗어나 내가 보이지 않는 곳, 예를 들면 학교나 학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상황을 파악하고 부모로서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도움을 주거나 개입을 결정해야 할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이 때 어려운 점은 내가 보지 못하는 시공간에서 생기는 일들에 대해 내가 파악하고 판단해야 된다는 점이다.

이 때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한다 해도 팔이 안으로 굽을까봐 지나치게 신중해지게 된다.

경솔함으로 생기는 기회비용을 차단하고자 노력하다 보니 계속 판단이 지연된다.

이 때문에 아이가 문제 상황에서 (경중을 떠나서) 오래 머물게 되는데, 이 지점에서 죄책감이 발생한다.


최근에 겪은 일만 해도 그렇다.

문제를 인지하고 상황을 대응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이제는 변화를 결정했고 아이도 나도 마음이 편해졌지만, 그 6개월 간 아이가 했을 마음고생이 생각하니 너무 속이 상하다.


현재 상황에서 판단이 끝났기 때문에 답이 보이는 것이고, 과거에는 충분히 알지 못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임을 알고 있는데도 죄책감이 계속 밀려온다.

이 죄책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바라건데, 변화된 상황 속에서 아이가 행복을 되찾을 때에는 나의 죄책감이 사라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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