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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友之情,, 벨라게 유별라게 벨라 45cc에서...

by 윤석구

[雲友之情,, 벨라게 유별라게 벨라 45cc에서...]



근육질 조각상이 묵묵히 서 있었고, 창가에는 "ALL YOU NEED IS LOVE"라는 글귀가 빛나는 강원도 횡성 벨라 45cc.
사실 우리가 진짜 필요한 건 "ALL YOU NEED IS PAR"였지만...

2015년 강남교보타워 센터장 시절 함께 근무했던 K본부장, S·K센터장, 그리고 지점장 선후배 7명이 두 팀으로 모였다. 봄·가을 두 차례 이어온 전통, 이름하여 구름과 비와 바람과 동료와 정을 나누는 雲友之情 라운드.

전반은 가랑비 속에서 희희낙락... 아니, 정확히는 "아이고, 러프!" "어? 공이 어디 갔지?" 하며 비명낙락, 후반은 햇살과 함께 환희가 찾아왔다.

버디 두 개를 연이어 품으며 생애 두 번째 79타 싱글! 골프공이 홀컵을 보고 "엄마~!" 하며 달려간 순간들. 스코어카드에 선명히 남은 숫자가 오늘의 기쁨을 증명해 주었다.

그러나 오늘의 진짜 주인공은 옆 조의 K전무님으로 무려 버디 5개, 5 언더! 골프클럽이 마법봉이었나? 공이 홀과 자석이었나?

"벨라게… 아니, 유별라게 잘 쳤다. 골프장이름이 벨라여서 그런가, 그렇게 유별나게?"

이 아재 개그에 모두가 "어머..." 했지만, 스코어 앞에서는 진심 어린 박수. 농담 반, 축하 반이었지만, 모두가 진심 어린 박수로 화답했다.

라운드는 18홀에서 끝나지 않는다. 진짜 마지막은 19홀. 여기서만큼은 모두가 핸디캡 0이다. 벨라 cc 인근에서 뜨끈한 오리백숙에 폭탄주 석 잔 기울이며 다시 한번 건배! "오리도 날아다닐 때는 언더파였을 텐데..."

싱글의 기쁨도, 언더파의 환희도 결국 오리백숙 앞에서는 모두가 동타(同打)였다. 젓가락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同行과 同幸의 雲友之情 라운드. 비가 와도, 구름이 껴도, 선후배가 함께하면 언제나 싱글 이상의 행복을 안겨주는 귀한 시간들. 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더 붙잔다. "다음에 또다시 싱글 해야지", 아니 우선 10년 전이나 10년 후 지금이나 똑같은 스코어, 세타 만이라도 낮춤을 바라며.....

2025.9.14. 벨라언덕에서
by skyoon

P.S.
골프는 인생과 같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그래도 오리백숙은 항상 맛있다. 싱글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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