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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린 Jul 11. 2023

혼자라는 시간: 고독함

#근황이야기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어보았다. 꾸준히 글을 쓰겠다는 다짐은 역시 작심삼일이였다. 그동안 왜 글을 안썻을가 생각을  해본다면 그간 쓸 마음이 없었고 써야 겠다는 흥미조차 사라졌기 때문인것 같다.  그저 나에게만 집중을 했던 기간을 보냈고 내가 가고있는 방향성에 대해 수시로 점검하고 체크했던 기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상담에 대한 소진, 연구에 대한 소진, 연구자로서의 허탈함, 고시의 싸움을 겪어보면서 늘 생각없이 내 할일을 해왔던 것 같다.

살다보면 언젠가 풀리겠지, 언젠가 나도 좋은 일이 생기겠지 하면서 별 생각없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만족하는 법을 배웠고 웬만해서 사람은 만나되 정작 자신에게 배울수 있는 가치있는 만남에만 신경쓰면서 보내왔었다. 말 그대로 "고독"과의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지만 그 기간동안 정말 많은 삶의 지혜를 배웠고 나 또한 내면의 소리를 더 많이 기울어진 방법을 배워왔다. 살다보면 언젠간 이런 순간이 올거라고 예상을 해왔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정말 색다른 인생의 경험을 배운것 같다. 


석사수료와 동시에 장학지원이 끊기게 되면서 남은 졸업까진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22살부터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인 독립를 하자는 나에게는 유학이란 경험도 자비가 아닌 장학으로 온게 너무 감사하게 생각했지만 수료와 졸업의 이 한끗차이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줄 상상도 못했다. 그치.. 인생이란 원래 다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는걸 인지는 하고 있지만 막상 겪어보면 진짜 당황하기 그지 없다. 그렇게 매달 월세, 통신료, 보험비 고정으로 나가는 지출비를 벌어보겠다고 파트타임알바를 이리저리 찾아다녔고 그 와중에 졸업을 위한 연구, 전문성을 쌓기 위한 수련을 하면서 나날이 버텨왔었다. 그 기간 나는 정말 부러웠던 사람들이 바로 교회청년들이였다. 우리 교회는 예배끝난 후 다같이 나가서 식사를 한다. 초반에는 재단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으로 해결이 되니 몰랐지만 그 때는 정말 없는 형편에 겨우 얻은 배춧잎 한장이라 같이 나가서 먹기는 좀 꺼렸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일정이 있다 하고 예배끝난 후 바로 집으로 향하다가 이게 슬슬 지쳐버리면서 아예 온라인예배로 전환했다. 그래서 아무걱정없이 당당하게 친구들이랑 외식하는 청년들이 너무 부러웠고 저 또한 걱정없이 보낸 지난 과거를 많이 생각 날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상황에선 정말 수많은 방어기제를 사용했던 것 같다. 덕분에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지금이라도 발견을 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독의 시간을 즐기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긴다는 말은 사실인것 같다. 그 기간으로 인해 나는 메타인지 중요성을 깨달았고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배움이 없는 이상 모두 걸러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되였다. 그만큼 나만큼 내일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그냥 자신이 모르거나 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 좋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걸 인지했다. 그리고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결국은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걸 알게 되였다. 


고독한 기간 5개월후 나는 명문대 상담연구원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간 겪어왔던 내 고독함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정말로 혼자 있지만 외롭지 않은 상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그 고독함에게 안아주고 싶었다. 덕분에 여기까지 잘 왔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면 제 주변 성공한 사람들을 보았을 때 전부 다 고독한 기간을 지나왔던 것 같다. 심리학 공부하기 전 나는 고독은 또 다른 외로움의 의미로 받아드려 굉장히 부정적인 인식으로 생각해왔지만 정작 고독함은 쓸쓸함이 아닌 깊은 내면의 성찰을 의미였던 것이였다. 

어쩌면 지난 날은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했던 고독, 덕분에 내면의 충만함을 얻어갔던 근황이였다. 


오늘도 비가 억수로 내린다. 폭염에 조심하고 이 글을 읽은 모든이들이 전부 잘되길 마음으로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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