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는 지구와 달의 거리만큼이나 멀다

우리의 끌림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다.

by Rian

별개인 관계로. 당신과 내가 별개인 관계로. 우리는 함께 살지만 다르다. 같은 것을 먹지만, 달리 성장한다. 한 침대 안에서 잠을 자지만, 엇갈린 꿈을 꾸고, 똑같은 수저를 다르게 잡는다. 하나의 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 같은 나의 반쪽은, 사실 완전히 다른 달의 조각이었다. 처음부터 맞지 않는 조각을 맞추고, 깎으며, 여전히 하나의 별이라고 생각했다.


당신과 나는 지구와 달의 거리만큼이나 멀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에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너와 나의 거리는 화성만큼, 목성만큼, 천왕성만큼이나 멀다. 너를 알아가는 것은, 우주여행만큼이나 흥미롭고 위험하다. 미지의 세계에서, 서로를 향해 나아간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상식과 습관, 삶의 방식은 당신의 우주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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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끌림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다.

때로는 서로의 궤도가 너무 멀어져, 깊숙한 어둠 뒤편으로 사라질 것 같았다. 다른 태양계, 다른 은하,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광속의 순간. 하지만 간신히 서로에게 이끌려 다시 만났다. 빛나는 별들 뒤의 그림자로. 때로는 눈부신 신의 모습으로.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한다. 우리의 끌림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다.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비밀이 남아있다.


시간과 공간이 뒤틀리며 모든 것이 느려졌다. 아니 빨라졌다. 타인들과는 다른 시간이 흐른다. 모든 것을 삼켜내든, 모든 것을 뱉어내든. 예측할 수 없다. 부딪혀 서로를 파괴하고, 다시 잡아당겨 벗어나지 못하는 NR 605038, HJ 91508. 2조 개의 은하, 200,000,000,000,000,000,000,000개의 별 속. 창백하고 푸른 점. 오직 둘만 아는, 두 개의 파편.


하지만 마침내 기적처럼 우주의 한가운데서 만났다. 쓰다듬고 바라보며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또 다른 끝없는 곳을 향한다. 그곳은 나와 당신의 상식과 습관, 삶의 방식이 뒤섞이고, 흐려졌다, 더욱 진해져 상대를 향해 칼처럼 꽂혔다, 꽃처럼 휘날리는 진공의 공간이다. 그대와 나는 중력에 끌려, 공전하는 두 개의 행성. 두 사람만의 인간계는 더 큰 은하에 빨려 들어, 영원의 바다를 부유한다.


별개인 관계로. 당신과 나는 별개인 관계로.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갖은 너의 반짝임을 동경한다. 다른 것을 먹지만 함께 성장하고, 별개의 꿈을 꾸지만 같은 침대에서 잠든다. 그토록 먼 곳에서 빛나는 당신은 나의 우주다. 우주는 당신이다. 밤 하늘의 작은 선 하나. 이름 모를 별이 되어도 당신의 우주에 있을 수만 있다면, 꿈꿀 수 있다. 언젠가 우주의 끝, 시커먼 암흑에 끌려 삼켜진다 해도. 아무도 모르는 지평선 너머 또 다른 우리가 기다린다고 해도. 또다시 미워하고, 원망하고, 저주하고, 끌어당기고, 동경하고, 바라보며, 돌아와 공전하다 결국 같은 빛이 되어, 하나가 될 것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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