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명반을 찾아봤다.
1위는 유재하 1집.
유재하는 지금 들어도 좋다. 일하면서 며칠 전 다시 들어봤다. 유재하 1집은 왜 좋은 걸까?
지난날
우울한 편지
가리워진 길
사랑하기 때문에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사랑하기 때문에
그 당시 좋아하던 곡이다.
1987년 1집은 유작 앨범이다.
활동 후 교통사고가 났다는 기억이 있다.
많은 곡을 좋아했지만 우울한 편지를 좋아했다.
가사는 슬픈데 보사노바풍의 리듬이 세련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편지를 꽤나 쓰던 때라 편지라는 단어가 와닿았다.
대학교에 전국구 동아리 가입해서 대전, 서울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
군대 간 친구들에게도 열심히 편지를 써 주었다.
그럼에도 면회는 아무도 가지 않았다.
군대 간 남자친구도 없었다. 남사친을 향해 그렇게까지 애를 쓰지 않았다.
열심히 예쁜 편지지에 글만 보냈다.
운이 좋게 유재하 cd앨범을 보유 중이다.
약간 썸을 타던 남사친이 있었다. 앨범은 그 친구 것이다. 뭔가 계기를 마련하고자 내 나름대로 앨범을 빌렸다. 우리는 자꾸 어긋났다. 내가 마음이 있을 땐 여자 친구가 생겼고 그 친구가 잘해보려 할 때는 내가 바빴다. 같은 단체에서 삼각관계가 될 뻔도 하여 마음을 접은 상태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그 친구가 야속해 일부러 앨범을 돌려주지 않았다. 앨범을 찾지도 않는 무심함이 서운했다. 다시 만날 일도 없는 남사친은 나에게 유재하 앨범이 있는 줄 기억도 못 할 거다.
유재하의 앨범을 들으며 명곡인 이유를 다시 생각했다.
곡마다 다 내 이야기 같은 느낌 때문이다.
'우울한 편지'를 들으며 수줍은 첫사랑을 편지로 전달하는 감성이 내가 된다.
'가리워진 길', 답답한 20대 현실 못 견딜 때 위안을 받았다.
'지난날'을 들으며 20살 대학생은 지난 후회를 곱씹었다.
'우리들의 사랑'을 들으면 연인이 생긴 듯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되었다.
기교를 부르지 않은 목소리와 편곡이 여전히 생생하다.
피아노와 기타의 적절한 조화, 현실적이거나 시적인 가사.
잠이 오는 운전길에 전곡을 들으며 목청껏 노래 부르다 보면 잠이 깬다.
십 년 후에도 여전히 부를 유재하의 노래.
전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