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샐러드 도시락

누군가의 아가는 돌고돈다

by 시니브로

동네에 있는 작은 빵집은 월 1회 쿠폰행사를 한다.


평소에는 혼자 매장에 있다. 물론 베이킹하는 공장은 사사람들이 북적인다. 그날은 두 명이서 일을 한다. 평소보다 3배 정도 빵,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쿠폰행사를 알리고 쿠폰 용도를 말하느라 목이 칼칼하다. 오는 손님마다 말을 해줘야하기때문이다. 다음에 그런 말 들은 적이 없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북적이는 빵집이라 정신을 잘 차려야 한다. 가끔 계산버튼을 누른 줄 알고 그냥 보낸 적도 있다. 4시까지 일하는데 3시가 넘어가면 집중력이 흐려짐이 느껴진다. 별 거 아닌데도 안 마시던 커피도 마시고 갓 나온 빵도 열심히 먹는다. 한 3개 정도 먹고 나면 그렇게 안 들어간다. 말을 하고 사람들이 몰리니 먹을 시간이 편할 수가 없다. 차라리 안 먹고 말지만. 그래도 당 떨어진다고 먹자고 한다.


봄이는 휴학생이다. 같이 일을 한다. 나와 같은 평일 오전담당이다. 그날은 봄이 담당인 날 내가 하루 더 출근하는 셈이다. 봄이는 나에게 일을 배웠다. 사수라고 할까?


뭐라고 부를까요? 묻는다. 나는 매니저님이 아니라 같은 아르바이트생이다. 다른 대학생들은 가끔 묻지 않고 나에게 언니라고 부른다. 식겁한다. 봄이는 나에게 물었다. 나는 시니 씨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봄이 씨에게 부모님 나이를 물었다. 이러지 말라고 딸에게 들었지만. 너무 궁금했다. 역시 나보다 엄마가 어리셨다. 개인사를 절대 물어보지 말라는 딸의 말을 한 번 더 어긴다. 어디 사냐고 물었다. 혼자 자취를 하며 부모님은 시골에 계신단다.


그 뒤부터다. 만나는 날의 점심을 내가 준비하게 된 건.


자취생들이 가장 부족한 건 과일과 야채였다. 과일야채는 1인분이 따로 없기에 비싸기도 하고 양이 많아 잘 버린다. 최대한 샐러드와 과일 도시락을 가져갔다. 다행히 조심히 물어본 날, 너무 좋아해 줬다.


드라마 <도깨비>에는 삼신할머니가 나온다. 빨강 원피스를 입는 삼신할머니, 배추를 파는 할머니, 푸드 트럭에서 떡뽂이를 파는 삼신할머니로 우리 곁에 매번 있는 내용이었다. 홀로 자란 여자 주인공이 고등학교 졸업하는 날, 꽃다발을 주며 안아준다.

“아가 애쎴다 “

나는 이 장면이 참 슬프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언젠가 누군가의 귀한 ‘아가’였다.


현재 나의 딸도 자취 중이라 야채과일과 먼 생활을 하고 있다. 봄이에게 먹이며 어느 날 다른 엄마가 나의 딸 여름이에게도 작은 친절을 베풀어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세상은 뭔가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봄이가 먹는 게 우리 딸 여름이가 먹는 거라고 혼자 멋대로 상상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내일도 도시락을 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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