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두 곳을 다녔다.
처음 간 곳은 사람이 많아 매장에 두 명씩 일을 한다. 8시 출근해서 90분 정도 혼자 샌드위치와 출근 전에 나와있는 빵들을 모두 진열한다. 그 시간 동안 전날 빵을 판매도 한다. 매번 전날 빵만 사러 오신 분도 계신다. 빵맛의 차이가 별로 없는 미각의 소유자 거나 할인율을 선택하신 분이다. 토요일에 시골 가는 길에 다 사가시는 분들도 종종 계셨다. 많은 인원들이 일을 하는 날에 새참으로 딱이니까. 그런 날은 되도록 야채가 들어간 빵들을 빼라고 권한다. 전날 빵이라 행여 탈이 날지도 모른다.
양손 가득 빵을 들고 가는 기분 좋음을 보는 건 행복하다. 할인율이 기쁨을 준다.
동료가 오는 시간을 보며 빵을 열심히 진열하다. 그 순간에도 빵은 쉴 새 없이 나온다. 빵을 만드는 곳을 공장이라고 하는데 4~5명이 만드어 대니 혼자 분주하다.
기다리던 동료가 오면 설렌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심적으로 마음이 놓인다. 같이 이야기를 하며 일을 하니 좋다. 기분 좋은 사람이어서 좋다. 매번 올 때마다 뭔가를 잘 들고 오는 동료. 과자도 사 오고 필요한 문구류도 챙겨 온다. 겨울에는 붕어빵을 사 와 공장까지 돌린다. 주문이 많은 날은 에너지드링크도 한 개씩 내려놓으며 인사한다.
할 일이 많아 옆에 붙어서 이야기할 시간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좋다. 한 명은 계산하고 한 명은 나머지 일들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동네에 있어 혼자 일한다.
여긴 여기대로 또 장점이 있다.
음악을 내가 고를 수 있다. 내 취향대로 비가 오는 날은 클래식도 틀고 신나는 음악으로만 할 때도 있다. 멜론의 인기 100곡만 듣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다음 동료가 오기 전에 예전 곡대로 돌려놓고 퇴근하는 걸 잊지 않는다. 내 취향은 나에게만.
혼자만 일해니 가끔 생각을 정리하거나 메모를 할 수 있다. 책을 읽을 정도로 아무 일도 안 할 거라고 생각하는 지인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다. 그럴 정도로 쉴 짬은 없다. 메모 하나 할 정도. 카톡 답장 가끔 보낼 정도일 뿐. 출근해서는 카톡방을 다 보지도 못한다. 혼자 해 낼 할당량이 있어서다. 복잡한 생각이 있던 날도 몰두해서 단순작업을 하고 나면 뭔가 개운해진다.
두 곳의 장점은 서 있어야 한다는 거다. 운전하느라 많이 앉아 있는데 서 있으니 없던 다리 힘도 약간 생겼다. 싸이 흠뻑쇼에 가서 서 있는데 아무렇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다. 다른 건 다 비리비리한데 말이다.
아침에 운전하며 계절의 느낌을 알 수 있어 좋다. 이번 곳이 약간 외곽 쪽으로 운전을 해 벚꽃을 실컷 봤다. 봄에 다니기에 참 좋은 곳이다. 아파트 여러 곳을 통과하니 조경까지 볼 수 있어 좋다.
둘도 좋고 하나도 좋다.
인생이 다 그렇다.
주 5일 근무도 좋지만 지금 2,3회도 좋다.
돈을 더 벌어 좋고 내 시간을 가져 좋다.
내 삶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