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겼다. 글친구.
상상도 못 했던 일이 벌어졌다. 동생들과 속을 터 놓고 이야기할 날이 올 줄 몰랐다. 매일 글을 쓰며 서로 글에 댓글을 달고 나니 그 사람이 궁금해졌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직업이 뭔지 어디 사는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다 궁금해졌다.
부아c가 강의하는 줌 수업에서 만난 사이. 24년 2월에 작가가 되는 법에 관한 오프라인 강의가 있었다. 나는 얼덜결에 있는 사람이라 언감생심 작가 수업은 당연히 일부러 안 갔다. 마침 제주도 여행이 겹쳐 마음이 편했다. 왜 안 오냐는 이웃들 말에 구구절절 변명할 필요 없이 가족여행이 겹쳤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같이 모인 사람들은 작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부아 c 북 콘서트가 3월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고 했다. 책 사인도 받고 난생처음 북 콘서트라니 신기해기차표부터 예매했다.
지방에서 올라가니 일찍 출발했다. 역 근처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3시 콘서트를 향해 지하철을 탔다. 이미 모임 뒤풀이 단톡방이 개설되어 이야기가 오갔다.
도서관 근처에 일찍 오는 사람은 투썸으로 오라는 검마사님의 톡이 있었다. 글로만 만나다가 사람을 만나니 얼마나 떨릴까 싶어 마른침을 삼키며 매장으로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 중에 이미 사진으로 본 검마사님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아주 많이 계셔 당황할 줄 알았는데 이든힐러님과 단 두 분이 계셨다. 혼자 얼굴이 빨개졌다. 커피를 입에 들이붓고 바로 일어섰다. 20분 전에 도서관으로 향했다. 길을 찾으며 떨리기 시작했다. 글로만 소통하던 사람을 직접 보다니. 영화가 실사화되는 느낌 그대로였다.
보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이미 얼굴을 공개한 머니라밸님이 내 앞으로 지나갔다. 나를 모를 텐데 손을 마구 흔들고 싶었다. 아무도 없는 중간에 혼자 앉았다. 처음 보는 생각쟁2님과 더블와이파파님이 손을 흔들어 준다. 저렇게 생겼구나. 혼자 놀란다. 이미 오른쪽 아래에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듯했다. 얼굴이 궁금한 블루밍 현디도 저기에 있겠구나 싶었다.
처음 보는 부아 c님도 신기했다. 내 눈에 모두 연예인으로 보인다. 글굽는 계란빵님은 일찍 간다며 서운한 얼굴로 헤어졌다. 말금, 꾸미루미, 블루밍 현디, 공감라떼, 엄마의 브랜딩, 스마일 엘린, 북크북크, 주진복 작가.
자리 배정이 되어 옆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었다.
모든 게 놀라웠다. 사람들은 유순했고 공손했다.
이름표를 만들어 주셔 부착한 이름을 보며 놀랬다.
이름과 글이 매치가 안 되면 얼른 블로그를 찾아봤다.
다음 또 다음 그다음에도 만났다.
하나씩 이웃 수가 늘어나고 전자책을 쓰기 시작했다.
급기야 종이책을 냈다. 눈앞에서 자신만의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응원했다. 말이 현실이 되는 장면을 목격하는 행운이 내게 있다니. 나까지 행복해졌다.
여전히 글친구들과는 현재진행형이다.
모두 책을 내고 싶어 한다. 독서와 글쓰기를 변함없이 간직하고 루틴으로 실천한다. 나에게 없는 운동, 러닝까지 열심히 한다. 이제 그만 미루고 책도 같이 쓰고 러닝도 해야 할까 싶다.
남들에게 없는 글친구.
오프라인 만남에 나는 힘을 얻는다. 대단한 사람들을 목격하고 나니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글을 매일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