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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하는 아재 Aug 21. 2022

투자하는 아재는 어떤 투자자인가?

투자하는 아재의 단 한 번도 잃지 않는 투자의 본능

나는 어떠한 주식 투자자인가?라는 물음을 수시로 나에게 되물으며, 매 순간 흔들리지 않도록 나를 잡고 있습니다. 주식을 투자한 지 17년 차가 되니, 이젠 나만의 기준을 잡을 수 있었고, 투자의 방향성이 확고해졌을뿐만아니라, 흔들림이 적은 투자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잘난 체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주식에서 단 한 번도 손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개별 종목별로는 손해 볼 때도 있었지만, 저에게 가장 낮은 수익률은 본전이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요? 지독하게 흙수저였던 저는 돈에 대한 간절함이 컸던 탓인지, 성격 탓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돈에 대한 소심함 때문인지, 고수익보다는 잃지 않는 투자에 집중했고, 확률 높은 수익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결코 전쟁에선 지지 않는 것에 목표를 두는 투자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멘탈 정립이 되지 않았던 초기 투자에서는 많이 흔들리기도 하였습니다.  소심한 투자자였던 저는 항상 주식시장에 머문 것이 아닌 기회가 올 때, 즉, 폭락장이거나 내가 공부한 몇 개 안 되는 종목이 매우 싸졌을 때만 투자를 하였습니다. 이득은 봤지만, 큰돈은 되지 못했습니다. 한 사이클의 전쟁이 끝나고 다음 사이클이 왔을 때는 그 돈은 어디 갔는지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주식 투자로 얻은 작은 수익에 취하여, 공돈을 얻은 것 마냥 그 돈은 소비로 이어졌고, 막상 다시 투자를 시작하려 했을 때는, 그 돈의 부피는 작아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교훈을 거울 삼아 현재는 하락장에 시장을 떠나지 않고, 이를 온몸으로 느끼는 좀 더 성숙한 투자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때 깨달은 것은 투자로 얻은 돈은 소비가 아닌, 반드시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복리의 마법으로 덩어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운영하는 돈의 규모와 경험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소심한 작은 성공에 스스로 심취해 길게 보지 않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부동산, 외환, 채권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며, 다양한 자산에 안정적인 성적을 올리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의 첫 투자에 대해 회고하자면, 당시 직업군인이었던 나는 병사들과의 면담 중 주식에 진심이었던 친구와 면담을 통해, 나보다 어린 친구였지만, 목표가 뚜렷한 그 친구에 매료되었습니다. 곧바로 서점에 가서 책 두 권을 읽고 무작정 뛰어들었습니다. 종목은 2006년 말 삼현철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철강산업은 침체기였고 각종 언론에서 안 좋은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두 달 반을 고민하다가 얼마 되지 않은 투자금(보너스 40만 원)이기에 경험을 쌓는다는 마음과 차트 상 더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과,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투자금 40만 원은 몇 개월 만에 100만 원이 되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매도를 하였습니다.

2006.11월 1,300원대 매수한 종목을 07.3월 3,400원대 매도하였습니다. 아직도 첫 투자의 열매를 땄을 때의 두근거림이 기억납니다. 당시를 회상해보면, 떨어질까 하는 불안함에 시간만 나면, 핸드폰의 MTS를 들여다봤던 기억이 나네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매도한 것이고, 이후 삼현철강은 고점 7,250원을 찍었지만, 투자의 그릇이 작았던 첫 투자인 것을 생각하면, 훌륭한 결과였습니다.

좌, 삼현철강  /  우, LG전자

 첫 투자가 성공을 거두자, 자신감과 성취감에 휩싸인 저는 다음 종목을 찾아다녔고, 차트 밖에 몰랐기에 종목 선택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업 분석, 거시경제의 흐름, 가치평가, 그 어떠한 것도 몰랐던 나는 어떻게 주식을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는 주린이었기에 당시 억대 자금을 운용 중이던 친구에게 전화를 하여 삼성전자, LG전자 두 종목을 추천받았습니다. 한 열흘 정도 고민한 후 LG전자에 투자하기로 마음먹고 2007년 3,4월 경 삼현철강 매도금 100만 원과 가지고 있던 현금을 합쳐 400만 원 정도를 LG전자에 평단가 6.1만 원대에 매수하였습니다. 약 일 년 가까이 보유하다가 2008년 봄에 목표가인 12.5만 원 부근에서 분할 매도하였습니다. 이렇게 운 좋은 연이은 성공으로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첫째는 하락이 비교적 닫혀있는, 즉 안전마진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싼 가격에서 매수해야 한다는 것, 둘째로는 안 좋은 여론과 분위기를 이겨 낼 수 있을 만큼의 확신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결혼을 하면서 투자금과 가진돈을 모두 결혼 비용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틈틈이 소액으로 투자를 이어오긴 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푼돈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푼돈도 소중하게 다뤘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우량주에 투자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저는 때론 테마주, 모멘텀 투자(단타)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도 한 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자금의 80%는 가치 대비(차트) 싼 우량주에 투자를 했고 어느 정도 수익이 얻었을 때 테마주나, 모멘텀 투자를 경험 삼아 소액으로 하였습니다. 그 당시 투자했던 우량주 종목은 LG전자, 롯데 삼강(현재 롯데제과)였습니다.

그 당시 롯데삼강은 아이스크림 회사로 아이스크림의 특성상 겨울철 실적이 좋지 않을 때 매수해서 한참 여름일 때 매도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러시아로 아이스크림 수출을 하면서, 사이클이 사라졌지만, 그전까지는 솔솔 하게 재미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소액으로 투자를 이어오던 저는 직업군인으로서의 전역을 얼마 앞두고 초조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장애가 있는 두 아이를 홀로 양육해야 했기에 전역이 다가오니 부담감이  더욱 커져서인지 결국 테마주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고 끝물에 들어가 막대한 실패를 봤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투자금액 전부를 배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원금 회수 정도의 결과를 거둔 채 마무리(매도)를 하고, 투자금과 퇴직금을 합쳐서 작은 족발집을 인수하여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장사를 시작하자 투자에 신경 쓸 수 없을 만큼 치열하게 살아야 했고, 초반에는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못하였습니다. 장사도 잘되지 않아 신용불량자까지 되었으나, 특유의 근성과 아이들의 힘으로 버텼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연상의 여자 친구를 만나 장사도, 심적으로도, 빠르게 안정이 되어갔습니다. 불과 3여 년 만에 신용불량자에서도 회복되었고, 은행에도 적금을 들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소액으로 투자를 다시 재게 하였고, 그러던 순간, 코로나19가 창궐하여, 인생의 기회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적금으로 들고 있던, 3,000여만 원을 과감하게 투자(투자금 총 4,000여만 원)하였고, 운 좋게도 지금은 빛없이 2억 원 이상을 운영하는 투자가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운은 노력하는 자에게 오는 것 같습니다. 만약 장사가 안 됐을 때 포기했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어찌 됐을까요? 또한 장사가 안정됐다고 만족해서 성장을 멈췄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의 나는 없었을 듯싶습니다. 현재, 저는 또 하나의 언덕을 넘으려 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시련과 긴장감은 저를 더욱 성장하게 만들어 주기에, 이번의 작은 고비도 성장의 발판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장사하면서, 브런치에 글도 쓰고 유튜버로써의 삶도 살면서, 추가 현금흐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입니다. 부디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자리를 비롯해 내 옆에서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나의 그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렇게 나는 완성형이 아닌 인생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투자자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얻은 나의 투자 스타일을 이야기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소비하기 위한 라이프 스타일이 아닌 투자 위주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자
2. 가치 대비 싼 자산을 줍줍 하자(안전마진, 배당금)
3. 뉴스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자
4. 상승장에서 환희에 빠지기보다 곧 다가올 하락장을 준비하며, 미래의 하락장을 성장의 기회로 생각하자
5.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바라기보다는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복리의 마법)
6. 조급함은 성공적인 주식투자의 최대적이다
7.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저는 아직 완성된 투자자는 아닙니다. 다만 이제 겨우 방향성을 잡은 투자자일 뿐입니다. 저는 구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긍정적인 마인드로 꾸준히 성장하는 우량한 성장주 같은 투자자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미흡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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