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아이에게
"콘으로 하시겠습니까? 컵으로 하시겠니까?"라는 아이스크림가게 직원의 질문에 나는 고민하지 않고 컵으로 주문한다. 왜냐고 녹으니까.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줄줄 흐르는 걸 감당하기가 나는 버거운 모양이다.
"열정적이세요~"
내가 무언가 집중해서 하거나 말을 할 때 곧잘 듣게 되는 말이다. 내가 열정적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내가 얼마나 열정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 열정이 반짝하고 꺼질까 봐 걱정할 때가 많다. 그렇다. 내 안에 아이는 겉으로 열정적 일지 몰라도 아이스크림 녹듯이 언제 녹을지 모를 아이다. 가끔은 그것이 두려워 시작을 못할 때도 있다. 손을 따고 줄줄 흐를 것이 싫어서 컵을 고집하는 것처럼. 컵에 담긴 아이스크림을 안전하게 먹을 때 현명하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컵에 팔지 않는 바 아이스크림은 원래 싫어하는 사람처럼. 이제는 그 아이에게 겁내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설령 너무도 쉽게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받게 되더라도. 향이 향이 남는다고 입속에 잠깐이라도 머문 맛과 향이 남는다는 말을 해주겠다.
최근에 이것저것 실패한 나에게 별것도 아니면서 나댄다는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하라고 말했듯이 말이다. 아마 그 말도 내속에 어린 내가 하는 말일게다
나미야 그냥 해. 하고 싶은데로 해. 실패할 줄 알아도 해.
아이스크림은 녹는 게 당연한 거야. 손을 타고 흘러내리는 걸 핥아먹어도 보는 거야. 그래도 괜찮아. 맛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