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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인간 Jul 11. 2023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무인간 42

2023년 6월 2일


지금이라는 모호한 시공간적 정의는 사라지거나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물질이므로 존재와 존재 간의 관계를 통해 인과성이 성립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체적 관계이다. 시간은 나와 세계를 연결해 주는 일종의 고리 장치이지만 반드시 상호작용을 일으키진 않는다. 세계는 오직 나와 시간으로만 관계되어 있다. 그러나 나라는 중력에 질량을 매긴다 하여도 그 질량의 법칙만큼 세계가 나에게 유의미한 반응 또는 작동할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세계는 빅뱅이라는 가장 부조리한 사건 이래 줄곧 그렇게 이루어진 것이고, 나 역시 여러 물질과 유물로 조합된 불가역적 유기체로서 세계와 상관없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조리한 인간과 부조리한 세계 사이 관계에 대한 합목적성이 애초에 부재함으로, 내 중력 즉 생을 향한 의지가 '거기에 있다'는 모순된 시간 또한 증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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