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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인간 Jul 06. 2023

수상한 사내가 기웃거린다

나무인간 36

2023년 1월 10일


그는 모호한 사람이 되어 간다. 계에서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간 위치, 싸게 부리기엔 부담스러운 이력과 성별. 나이는 외부로부터 인식되었다. 그가 생업을 위해 독립 전시기획자의 길을 접고 상업 미술판에 들어온  3년이 지났다. 그간 그는 갤러리  군데를 거치며 대표의 안목과 식견에  질끈 감고 굽신거리는 소시민적 큐레이터가 됐다. 타협과 순응 그리고 갈망이 뒤엉킨 생과   어디쯤 산다. 그는 변했고 이제 그의 정체성은 중간자가 맞다. 1월이 되고 유명 갤러리들이 갤러리스트  큐레이터를 찾는다. 그도 틈에 끼어 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마감일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는  보면서 생각했다. ',  정말 끼였구나.' 사실 그는 일주일  서래마을에 있는 신생 갤러리  곳에 면접을 보고 왔다. 일에 관한  가지 의견 조율이 있었고 대체로 그를 마음에 들어 하는 분위기였다. 돌아오는 , 도리어 곱씹을수록 그런 호의적 태도가 그는 못마땅했다. 그리고 아직 갤러리로부터 연락은 없다. 아마도 급여 때문일 것이다. 갤러리는 남성 큐레이터를 선호하지 않는다.  같은 특징적 외모도 불호에 가깝다. 딱히 못생기지 않고 두상도 못나지 않은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하여튼  바닥은 외모, 성별, 나이가  중요하다. 이상한 기온  수상한 외모의 끼인 아저씨가 옷장거울 앞을 기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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