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연애 분석가

05 계속되는 분석

by 더좋은Y

모두가 그렇듯, 자신의 일이 되어버리면 객관성을 잃는다.


그중 하나도 나였고, 철저히 내 컨디션이 그 아이의 행동에 따라 좌우되었다.

머릿속으로는 내 일이 우선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전혀 다른 일에 몰두할 수가 없었다.


가장 가까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왔던 것 같다. 그것도 주어가 ‘나 자체’가 아닌 그 애에 대한 분석. 행동방식과 연락 빈도를 통해 분석했고, 그 즈음 나는 내가 그 애 보다 더 좋아하고 있구나 라고 서서히 느껴왔던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이 점점 멀어지는 동안, 서서히 포기하게 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난 포기뿐만이 아니라, 기대도 동시에 했다. 한마디로 멀티태스킹 또는 자아분열을 머리와 마음으로 계속 해왔던 것 같다. 머리로는, 아 얘 또 이렇게 행동하겠지, 그럼 난 내 할일 하자. 마음으로는, 아 신경쓰지말고 할일 열심히 해야지, 그런데 만약에 얘가 더이상 나한테 마음이 없는거면 어떡하지? 이런 이질감 드는 마음 속 대화에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답없는 고민 굴레일 뿐이었다.


그 다음으로 내가 해본건, 똑같이 해보는 거였다.


과연 그동안 나는 변화된 나에 대해 만족했나? 아니다. 겉으로는 연락을 잘 안 하면서도, 상대의 연락 빈도에 굉장히 마음을 썼고, 나의 부재에 궁금함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 전의 기억속에선, 내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가차없이 끊어버렸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런 결정력이 희미해진 것 같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서 내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동안, 내가 나에게 엄격해졌다. 내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변화해야하고 발전해야하는지와 같은 성찰을 하면서 말이다.


그때마다 들었던 결론은, 내가 더 잘했으면 됐을텐데 라는 후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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