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좋았던 만남

04 좋았던건 시작 뿐이었을까

by 더좋은Y

우리가 만남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여느 20대와 다를 것이 없었다.


농담 잘하고, 티키타카 잘되고, 분위기를 잘 이끌 수 있는 그런 이미지가 나의 첫 인상이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주는 그 관심이 싫지는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다.


즐거웠다. 시간을 많이 보내보면서, 이렇게 잘맞을 수 있구나 했다.

하지만 사람관계라는게, 잘 맞고 잘 통한다고 해서 모든 부분에서 그렇지만은 않다.


처음엔 이해했다. 아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내자신의 그릇이 작음을 탓하면서.


바쁘고 힘들고 걱정이 많은 시기이기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을거라고. 그와 나의 힘든 시기는 비슷했으나 그 애랑 같이 있으면 난 그저 기분이 좋았다. 난 그 애랑 있으면 하나도 예민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내 걱정은 비례해서 많아졌고, 또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좀 더 거리를 두어주고, 내가 좀 더 챙겨줬다면 그 사람이

좀 달라졌을까 하는 그런 자책 속에서, 난 내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지 못했다.

얼마나 바보같은지 지금 이제와서야 깨달았다. 내 인생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데 말이지.


그 때는 몰랐다. 내가 내 자신을 계속 잃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동안 혼자 고민을 삭히며 그렇게 내 자신을 위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자신도 알았던 것 같다.

이런 관계가 건강하지 않음을.



이전 03화자신을 점점 알아가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