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일상에서 살아남기
애인과 처음으로 커플링을 맞추었다. 나는 살집이 있어서 21호 사이즈였고 애인은 나보다 살집은 없어서 15호로 금은방에서 치수를 알려 주셨다. 그래서 그 사이즈로 써지컬스틸로 반지를 맞췄는데 웃기게도 20호 아니면 23호 밖에 없어서 그중에 20호로 맞췄는데 내 왼손 새끼손가락에 그나마 들어가서 낄 수가 있었다. 이럴 거면 그냥 23호로 할 걸 하고 후회가 되었다. 그나마 애인은 잘 들어갔는데 반지를 끼는 손가락에 땀이 차서 손가락이 하얗게 줄이 생겨서 내가 그냥 목걸이 줄 해서 끼자고 했다.
그래서 저번주 일요일에 군번줄로도 목걸이 할 수 있는 수제 가죽끈 두 줄을 주문했다. 왠지 써지컬스틸 주문을 했다가 전에 변색이 되었던 적이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 수제 가죽줄이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달려 있는 구슬이 우리 커플링 색과도 어울일 것 같았다. 애인은 반지가 은색이고 나는 반지가 검은색이라 목걸이 줄도 진주와 검은색 구슬이라 딱 좋았다. 그래서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너무 기대만발이다. 빨리 왔으면 좋겠고 하루에도 어디쯤 왔는지 확인을 하며 위치를 확인 중이다.
뭔가 택배를 시키면 그 한 주는 그 택배를 향해 엄청 기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실망을 할 수 있지만 그건 그때의 문제고 택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엄청 설레고 그렇다. 그래서 커플링을 수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엄청 설레었던 것 같다. 내 탄생화가 물망초라서 또 내가 좋아하는 꽃 중 하나라서 더 설레고 기다려졌다. 그래서 반지가 안 맞았어도 너무 좋았고 그걸 목걸이로 하고 다녀야 했어도 좋았던 것 같았다. 물론 반지로 하고 다녀야 커플링이라는 게 타당하다 생각하지만 일단 처음이란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다음엔 좀 더 돈을 투자해서 정말 내 손에 맞는 수제 반지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