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바구니와 동생

쑥 바구니

by 양월송


업어줘 업어줘 언니야
나 힘들어 업어줘

울음 섞인 짜증 난 목소리
응, 그래 업어줄게
논두렁 흙길 위 언니는 등을 낮춘다
언니 등에 매달린 동생은
바람에 얼굴을 찡그리는데
화도 내지 않은 채
동생을 달래주는 엄마 같은 언니

바구니를 뒤로 움켜쥐니
엉덩이에 닿는 대나무 아프다고
칭얼대는 소리

버려 바구니 버려
알았어
언니는 말없이
바구니를 내려놓았다

떼쓰는 동생을 달래며
허리를 굽힌다
쑥을 캐야 한다
저녁엔
쑥 죽을 끓여야 하니까

해 질 무렵
연기처럼 피어오를
저녁밥을 떠올리며
언니는 쑥을 뜯는다
철없는 동생이 칭얼대고
손끝에서는
봄 냄새나는 쑥이 뽑힌다

그날
언니의 등에는
보채는 동생 업혀있고
저녁 끼니에 넣을 죽 한 사발을 위해
침묵으로 말하지 않은
속 깊은 언니의 사랑이 눈물과 함께
쑥 바구니 안에
서러운 모습으로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