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업주부였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은 백수가 되었다.
일이 없는 상태이면서 고민만 할 때는 전업주부 상태를 유지했었는데, 일을 1년 넘게 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아이들이 백수라고 한다. 뭐랄까? 틀린 말이 아닌 듯도 하다.
예전엔 분명 하루하루 굉장히 바쁘게 지나갔는데, 지금은 내가 뭐라도 채워 넣지 않으면 무의미한 시간들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래서 몇 가지 꼭 해야 할 일들을 넣었다.
1. 아이들 등교 시 함께 나간다.
2. 학교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계단으로 21층까지 올라온다.(이번 주부터 한 번으론 운동이 되지 않아 2번 정도 계단 타기를 하고 있다.)
3. 집으로 돌아오면 바로 설거지와 청소 빨래등을 한다.
4. 씻는다.
5. 이 모든 일을 10시 안에 끝내고 도서관으로 나간다.
일을 그만둔 지는 며칠 안된 거 같은데 그만둔 이후 몸을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러
나는 나를 잘 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기만 해도 하루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 사람이란 것을.. 약간의 죄책감과 약간의 행복감만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근데 그러기엔 내 나이가 이미 너무 많아졌고 책임져야 할 가족도 늘어난 건 분명하다. 남편에게 모든 걸 떠맡기고 혼자만 여유 있는 척 하기도 이젠 그만해야지 싶다.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걱정이 앞선다.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혹시나 시험에 떨어지면... 이 시험 준비하기 위해 과연 내가 절제된 삶을 잘 살 수 있을까? 등등.. 시작도 하기 전에 그만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이다. 아무도 안 말리는데 내 안의 내가 나를 말리고 있다. 참 이상한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되려 힘든 일도 창피한 일도 없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가득이다.
무언가 시작하기 위해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게 먼저일 듯하다.
어렵지만 일단 시작해 봐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