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는 행복이야 : )

작든 크든 어려도 어리지 않아도..

by 쏜맹

우리 윗집에는 둘째 아이의 남자친구네 가족이 산다.


어찌 된 일이냐면 둘째 아이가 이사 오기 전에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우리가 먼저 이사를 하고 그 집이 1년 후에 이사를 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우연히 아래 윗집이 되었다.


윗집 엄마와 나는 동갑이고 (얼굴은 그 엄마가 훨씬 어려 보인다.. 췟) 첫째와 둘째 나이가 모두 같다. 그 엄마는 작년에 셋째를 임신해서 5월에 출산을 했다. 첫째와 둘째의 출산이 이미 오래전이라 그 엄마도 걱정이 많았었다. 얼마 전 아이의 출산을 축하할 겸 마실 것을 사들고 놀러를 갔었다. 그날은 첫째 아이에게 뭔가 화가 나서 아침에 학교 가는 애를 붙잡고 잔소리를 했었는데, 어쨌든 기분이 막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 아기를 본 순간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졌다. 참 예뻤다. 내 검지손가락 만한 발을 가진 그 아기가 소파에 인형처럼 누워있는 그 아기가 내 맘속의 모든 걱정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우리 아이들 어릴 때도 생각이 났다. 작고 작았던 아기 고소한 냄새 가득했던 신생아 시절이 떠올랐다.


그 작은 아이가 가진 힘은 대단했다. 걱정거리들도 별거 아니게 느껴졌고, 마음이 충만해졌다. 우울한 감정 따위 들지 않았다. 내가 아이를 한창 키울 때보다 더 아이가 주는 기쁨이 큰 것 같았다. 그 집에 머무르는 두 시간 동안 한없이 행복해졌다. 그 공간이 주는 따스함과 아기의 땀 냄새와 분유냄새 너무나 무해한 표정의 얼굴까지..


신이 세상의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아이들에게 어머니라는 존재를 보내줬다고 했는데, 막상 작디작은 아이를 보니 세상의 근심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아기를 우리 세상에 보내셨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새삼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양가 부모님들이 너무 이뻐하고 귀여워하고 보고 싶어 하셨던 그 마음을 이제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당시의 나는 내가 너무 힘이 들어서 아이를 보러 오고 싶어 하는 부모님들을 모른척했다. 가끔 사진만 몇 개씩 보내드리고 큰 맘먹고 영상통화를 하곤 했다. 돌이켜보니 그 시간은 나에게도 처음이었지만 양가 부모님들에게도 첫 손주였을텐데 좀 더 자주 초대하고 시간을 보낼걸..이라는 후회가 조금 든다.


지금도 긴 세월로 보면 꽤나 어린 시절일 거다. 양가 부모님들과 더 자주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과도 더 자주 시간을 보내야 한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이 절로 체감되는 요즘이다.


윗집의 신생아는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생명체는 살아있는 그 누구든 그 존재 자체로 행복이고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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