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시장을 지나 올라오다 보니 가게 창고 안에서 낯선 풍경을 마주했다.
허름한 창고 안, 스티로폼 박스가 가득 쌓여 있는 그곳에서 나이 든 아주머니는 두 손을 모은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반면 주인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는 허리에 손을 얹고, 날 선 목소리로 아주머니를 다그치고 있었다.
" 여기 이게 왜 이렇게 있는지 설명해 봐!!!!"
창고에 울려 퍼진 그 말이 내 귀에도 또렷하게 들려왔다. 순간 옆에 있던 남편이 내게 속삭였다.
" 저 젊은 사람이 사장이라 해도, 너무 심한 거 아냐?"
나도 모르게 대답이 나왔다.
" 글쎄.....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면 실수하면 안 되겠지, 실수를 했다면 책임도 따라야 하는 거고 하지만, 저런 대우받으며 일하기 쉽지 않지...."
나는 순간, 나 자신을 돌아봤다. 나도 실수를 줄이기 위해, 메모를 하고 반복해서 확인하며 애써왔던 건 아니었을까. "내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나를 조여왔던 것처럼...
그 장면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젊은 사장의 손가락질을 받는 늙은 여인의 주름진 얼굴, 묵묵히 감내하는 태도, 그 마음은 얼마나 무거웠을까..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 오늘의 나는 10년 전 내가 선택한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10년 뒤의 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다시는 고개 숙여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않기 위해 경제적, 정신적 여유를 길러야 하는지..
살아오면서 나는 다행히도 그런 대우를 받아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 장면은 내게 묻고 있었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 나는 지금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