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시선

by 김미숙

남편은 걸을 때 늘 발 아래를 보고 걷는다.

불안한 마음때문인지, 발끝만을 따라 걷는다. 가슴을 펴고 눈길을 멀리 바라보라는 잔소리에 짜증을 내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땅만 보며 걷다보니 등이굽고, 어깨마저 움츠러 들어 괜히 더 나이 들어 보인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한 아가씨가 떠 올랐다. 매일 같은 옷차림에 같은 가방을 메고 뇌경색 후유증이 남은 듯 오른 팔을 힘없이 나풀거리고, 오른쪽 다리는 절룩이며 걸어 다니던 아가씨...

사람들의 시선이 닿기라도 하면 도망치듯 고개를 숙이고 발걸음을 재촉하던 모습이 떠 올랐다.

나는 그 두사람에게 조용히 속삭여 주고 싶다. 쳐다보는 시선에 너무 마음 쓰지말라고, 가슴을 펴고, 어깨를 펴고, 세상 속으로 당당히 걸어가길 바란다고........

사람들의 눈길은 잠시 머물다 흩어질 뿐, 진짜 시선은 결국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 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