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이유

한 문장을 쓸 때마다 마음이 조금씩 맑아진다

by 김미숙

나는 왜 쓰는가!

아직 그 답을 다 알지 못한다.

다만, 쓰는 일은 나를 멀리 데려간다.

집안에 앉아 있어도 글을 쓰는 순간, 나는 여행자가 된다. 문장을 따라 걷다 보면 아직 가 보지 못한 길이 열리고, 한 문단이 완성되면,

작은 나만의 생각 도시가 하나 세워진다.

그 도시에는 내가 사랑했던 순간로,

잊고 싶지 않은 얼굴로, 아직 만나지 못한 내일의 로 채워져 있다.

쓰지 않았다면, 그냥 흩어져 버릴 기억들이 있다.

말로는 끝내 다 담지 못했던, 감정들이 있다.

글은 그것들을 잔잔히 받아내는 그릇이다.

나는 그 그릇을 통해 나를 바라보고, 문장으로 삶을 붙잡는다.

글은 나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때로는 고단지만, 하루의 끝에 남은 마음을

단정한 언어로 옮겨 놓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한 문장씩 써 내려가다 보면, 내 안의 먼지가 조금씩 가라앉는다.

글쓰기는 내 마음을 정리하는 청소 같다.

창문을 열어 먼지를 털어 내듯....

나는 글을 써서 마음의 공기를 새롭게 한다.

그리고 그 맑은 공기 속에서

나는 다시 나를 만난다.

아직 다 쓰지 못한 문장처럼

나의 삶도 계속 써 내려가야 할

이야기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