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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비 Nov 18. 2022

기호 식품

기호 식품의 정의는 ‘사람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향기 나 맛 따위가 있어 즐기고 좋아하는 식품’이다. 기호 식품 하면 떠올리는 어지간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왕이면 몸에 좋았으면 좋겠지만 우리 몸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전부 독으로 받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기호 식품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기 위해 쓰이는 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대게 흡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면 ‘싫어요!’ 혹은 뭐.. 기호 식품인데요..’라고 대답하기 때문이다.

왜 굳이 누군가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에’ 기호’라는 긍정적인 말을 붙여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음악과 영화에서 담배와 술 그리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의 심벌로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그 기능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다. 비록 몸에 나쁘지만 잠시나마 배보다는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싸구려 버번을 마시면서 생각해본 것인데 기호 식품이란 어쨌든 적당한 가격을 가져야 한다. 비싼 것에는 의미를 부여하기 마련이고 그것이 과해지다 보면 즐기기 힘들어진다. 우선 입에 털어 넣는 것 주제에 비싼 데다가 몸에 나쁘기까지 한다면 내 심리적 욕구를 채워주기 힘들다. 담배 값을 몇 년 아끼면 포르쉐를 살 수 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당장 수중에 몇만 원 있는 흡연자에게 가봐야 보험료나 기름값 따위를 연상시켜 담배 맛을 더 쓰게 만들 뿐이다. 이 이야기는 동시에 굉장히 의미 없는 이야기기 이기도하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다가가 이 이야기를 해준다면 그 사람은 필시 멋진 포르쉐를 타고 담배를 꼬나무는 상상을 할 것이고, 상상 속 멋있는 본인의 모습을 즐기기 위해 한 대를 더 꼬나 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담배를 피며 생각해본 것인데, 몸에 해로울 수록 좋다. 기호 식품을 입에 털어넣는 다는 것 자체로 일탈감과 해방감을 주는 것. 즉, 심리적 안정을 주는 것에 그 효과가 있다. 커피도 그렇다. 물론 커피 자체의 풍미도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현대인들의 필수품으로서 커피를 이야기한다면, 비록 내가 커피를 먹고 밤에 잠을 설치더라도 나는 커피를 마심으로써 또다른 하나의 욕구와 멀어질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효과에 내 마음을 기대게 된다. 술과 담배는 말할 것도 없다. 수명과 기분을 교환할 때의 일탈감과 해방감은 그것이 등가교환이라고 믿게끔 해준다. 그리고 엄마가 싫어하고 친구가 적극 권유할 수록 그것의 쾌감은 배가 된다.

술을 먹어 습관처럼 쿼터파운드 버거를 주문하며 생각한 것인데, 꼭 기호 식품이 술,담배,커피,차 등등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릴적 나는 엄마가 군것질에 굉장히 엄한 편이었기에, 특히 패스트푸드에 굉장히 제약을 받았다. 내가 처음 빅맥을 먹었던 때는 티비에서 빅맥이 삼천원이라고 자랑스럽게 광고를 하던 때였다. 어릴적 처음 먹은 빅맥은 고등학생이 나무 젓가락에 끼워 몰래 피던 담배와 같았다. 누군가는 완벽 식품이라고 말하는 빅맥은 나에게 기호 식품이었으니까.


내가 접한 모든 기호 식품들(빅맥 제외)은 처음엔 정말 별로였다. 그럼에도 권하는 사람들은 늘 꾸준히 하다보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나도 미련하게 꾸역 꾸역 참아내며 했다. 우리나라에서 ‘참으면 복이 온다’로 대표되는 인내가 하나의 미덕이긴 하지만 몸에 나쁜 것 까지 포함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오아시스가 괜히 Cigarette & Alcohol 이라는 곡을 낸 것은 아닐 것이라고 수명과 내 기분을 바꾸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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