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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비 Dec 03. 2022

불편한 삶

20세기에 태어났지만 겪었다고 하기엔 민망한 년도에 태어났다. 그래도 20세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만화도 20세기 소년이고 음악도 대게 20세기의 음악을 LP로 들으려고 한다. LP로 구하기 힘든 음반은 어떻게든 씨디 혹은 카세트테이프라는 옛날 방식으로 소유하고 들으려고 하는 중이다. 굳이 스트리밍을 놔두고 이런 방법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참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는 꽤나 멋있는 방법으로 감상한다고 생각하며 듣는다. 남들보다 좀 더 불편하게 듣잖아.. 라는 말로 이유보다는 위로에 가까운 생각으로 감상하지만.


옷을 입을 때도 그렇다. 옷장의 대부분이 빈티지로 채워져 있다. 처음엔 빈티지를 막 입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남의 손을 한 번 탄 옷이고 한 때는 새 제품이었던 것이 모종의 이유로 나한테 온 것이니까. 보통 그 모종의 이유는 보존 상태의 이유일 때가 많다. 물론 튼튼한 옷도 정말 많지만 그런 옷들은 대게 비싸다. 큰맘 먹고 샀지만 ‘이 녀석도 언제 맛이 갈지 몰라’라는 마음으로 조심해서 다루게 된다. 혹여 그렇게 된다면 똑같은 제품을 구하기도 정말 힘드니까. 그래서 편하게 입으라고 만든 옷도 조심 조심 불편하게 다루게 된다. 


누군가는 ‘이게 편해~’라고 하며 효율적인 방법보다는 원래의 것을 고수한다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을 구닥다리라며 이해하지 못한다하지만 예전의 방식대로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방식을 좇는다는 것은 오히려 새롭다이미 지나간 라이프 스타일을 산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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