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랑을 퍼트렸을까? 풋내기들의 사랑을 노래하던 더벅머리 비틀즈, 평생 동안 사랑한 것을 음악을 통해 약속한 폴 매카트니, 사랑한다는 말은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음악을 쓴 조지 해리슨, 자신이 가진 모든 사랑을 앨범 전체에 가득 채운 존 레논. 모두의 사랑을 뒷받침해주던 링고 스타.
비틀즈는 애인을 위해 밤새 러브레터나 쓰는 애송이로 시작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음악적 성장과 함께 더 커져갔다. 소녀들의 간질 간질한 사랑 이야기에서 어머니와 아들, 친구와 친구의 아들, 히피들과 노동자.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사랑을 노래했다.
비틀즈 덕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꽃 피었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uXdGOYo_fsE
그들이 심은 사랑을 전부 알 순 없겠지만 폴 매카트니의 ‘All My Loving’를 통해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폴 매카트니의 All my lovings 라이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비친다. 노래에 맞춰 가벼운 댄스와 함께 키스를 나누는 황혼기의 부부, 아마도 소녀 시절 그루피 동지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듯한 아주머니, 새로운 사랑이라도 느낀 것인지 애인을 제쳐두고 신나게 춤을 추는 여성,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의 등에 업혀 신나게 소리 지르는 어린 여자아이, 그리고 노래에 담긴 추억과 함께 눈물을 훔치는 것 같은 아저씨.
나는 어릴 적, 가족 여행을 가던 차에서 멀미가 날 때까지 Yesterday를 들었다. 중학생 때는 가족과 함께 간 노래방에서 사춘기의 감성을 뽐내며 I want to hold your hand를 열창했다. 적어도 우리 가족의 사랑이 꽃 피는 순간에는 비틀스의 노래가 있었다.
예전에 여자친구와 Red album을 엘피로 들었던 적이 있다. 듣던 중, 신이 났는지 비틀즈에 늘 시큰둥하던 여자친구가 방방 뛰기 시작했다. 나도 일을 접고 같이 방방 뛰었다. 그러다 같이 방이 떠나가라 웃었다. 노래가 좋아서 방방 뛴 건지, 그냥 혼자 갑자기 신이 나서 뛴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내 개인적인 사랑 속에서도 비틀즈는 싹을 틔웠다. 그리고 비밀 아닌 비밀인데, 내가 여자친구에게 자랑스럽게 내민 편지 속 사랑 표현들은 비틀즈의 표현을 그대로 빌려온 것들이 참 많다.
그들의 사랑이 세련된 것인 지, 사랑은 늘 세련된 것인 지는 알 수 없지만. 쓴 사람도 받은 사람도 굉장히 만족하며 사랑을 심기엔 충분했다.
비틀즈가 남긴 유산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틀즈의 노래를 들으며 울고 웃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러겠지. 적어도 그들이 남긴 사랑의 메시지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유효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