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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비 Oct 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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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비라는 샵을 운영하며 느낀 유행에 대한 이야기


영화 천녀유혼 속 장국영 배우

80년대 홍콩에서는 <천녀유혼> 트릴로지가 나오기 시작했다. 청나라의 괴이한 이야기를 각색해서 만든 영화라고 하는데, 판타지에 공포를 두 방울 섞은 이야기이다. 


그 속에 다양한 비극이 있겠지만, 당시는 희망과 낭만이 있는 시대였다. 달에 가기 시작했으며, 거대한 자본가들이 나타났다. 상상만 하던 것들을 실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점점 불가능의 영역에 관심을 가졌다. 그렇게 히어로 영화, 초자연적인 영화들이 나타났다. 귀신과의 사랑, 히어로의 요소를 갖춘 <천녀유혼>은 시대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블록버스터였던 것이다.


유행과 성공이란 시대적 배경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누군가는 비틀즈에게도 그런 평을 한다.  "비틀즈는 재능이 아닌 시대가 만들어낸 대스타"(저는 절대 인정하지 못합니다.) 결국 성공을 만들어내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거기에 잘 편승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감히 추측해 보자면(완벽하게 파악했다면 떼부자가 되어있겠지), 지금 패션에 있어서 시대적 흐름이란 "실패하기 싫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최초로 들은 세대에 대한 잔인한 대명사란"3포 세대"다. 이후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점점 악화되었다. 그런 시대 속에서 옷에서까지 실패를 겪는다면 정말 속상할 것이다. 일단 큰맘 먹고 잘 사지도 않지만, 큰맘 먹고산 옷까지 실패한다면 큰 좌절이다. 그렇게 미니멀이라는 장르가 조명 받았으며, 그런 배경 속에서 무탠다드와 유니클로와 같은 플랫폼 혹은 SPA 브랜드가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비싸지 않다. 그리고 여러 데이터를 통해 극도로 실패할 확률을 낮추어준다. 


그런 의미에서 웨비는 시대의 흐름에 조금 벗어난 샵이 아닐까. 솔직히 말해, 웨비에서 구매하는 제품들은 실패의 가능성이있다. 실패를 낮추기 위해 당연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려고 하지만, 어쨌든 무탠다드와 유니클로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 실패를 감수하는 것도 멋있다고 생각한다. 비틀즈가 그랬고 오아시스가 그랬으니까. 


노엘 갤러거가 기타란 자고로 사서 세워두기만 해도 멋있다고 그랬다. 치는 방법은 몰라도 된다. 사는 행위 자체가 락앤 롤인 것이다.  웨비도 그런 샵이 되고 싶다. 웨비에서 사기만 해도 락앤롤이 되는 샵. 구매 자체에 의미가 있는 샵. 그럼에도 샀으면 멋있게 사용해 주셨으면 한다. 기타를 세워두기만 해도 멋있다고 한 노엘 갤러거는, 그 기타로 락앤롤 그 자체가 되어버렸으니까. 


우리도 누군가의 립 포에버 속 G코드가 되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jj_jJl5bB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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