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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시선 Oct 26. 2022

한 번씩 돌아봐주면 안되겠니? "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평범한 하루를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내가 글을 쓰고 있다.

평범한 삶이 일생의 소원이었을 때를 기억하면서, 덤으로 받은 두 번째 삶의 무게를 감당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스스로 자주 되뇌는 질문이다. 나의 두 번째 삶에서 위의 질문은 나를 계속해서 찾아온다.

무너졌던 나의 삶이 다시 세워지고, 평범하지 않았던 하루가 평범해지는 순간

나는 나의 삶을 흘러가는 대로 두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오듯이

나에게도 다행히 꺾이지 않은 아픈 굴곡을 하나 품고 있다.


길고 길었던 어릴 적 소아암 투병생활은 나를 필요 이상으로, 아니 불필요할 정도로 성숙하게 

만들었다. 어린아이는 생기 가득한 하루보다는, 슬픔과 좌절의 하루에 더 익숙해져 있었다.

보통 한 달, 길게는 몇 달 중 잠깐 병원 근처로 나설 수 있는 시간은 내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었고, 

저 병원 입구를 벗어나 보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위태롭게 넘나 들며, 만약 두 번째 삶이 주어진다면 그 삶은 어떨지 

잠깐씩 고민을 했다. 먹고 싶은 것을 먹어보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같이 놀고 공부를 해 보기도 하고, 

여행도 가보고...어린아이가 꿈꾸는 두 번째 삶의 모습은 이게 전부였다. 그렇게 행복한 상상으로 

하루를 견뎠다. 물론 아픔을 견뎌내기에는 그 상상은 사실 현실과는 많이 멀어져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길었던 시간들이 흐르고 어느덧 꿈만 꾸었던 두 번째 삶이 내게 다가왔고,

평범한 하루들이 빠르게 흘러 과거의 아픔은 추억이 되었지만, 

이십 대의 끝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마음에는 아직도 그 추억은 살아 움직이며 나의 두 번째 삶을 

이끌고 있다. 개인적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여 하나씩 이루고 있는 중이며 그중 하나인

 '나의 책 한편을 세상으로 나오게 하기'를 위해 글을 조금씩 적고 있다.

  

내일의 삶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이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곤두박질쳐진 나의 삶에서 얻은 깨달음이었다.


우리는 삶이 종종 불완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의 시선에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장면이라는 것을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이십 대의 끝자락을 바라보고 있는 가을


작고 낮은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나의 글에서 따뜻함과 위로의 향기가 전해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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