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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거창 창포원에서

창포원에서 꽃창포

by KOY김옥연

《 창포원 그늘아래서 》


은은한 창포향이 바람을 입어

코 끝을 간지럽히는 봄날의 오후

창포원 그늘에 앉았다


흐르는 물살에도 질퍽한 늪에서도

의연한 수염뿌리와

길게 곧게 뻗은 초록 푸른 잎 줄기


핫도그처럼 생긴 하얀 게 창포꽃이고

노랗고 보라보라 한 자줏빛 꽃은 붓꽃이라

꽃창포 창포 일일이 구분하자니


괄호 열고 괄호 닫고 점찍고 선 긋고 사느냐

백의민족 단일 민족 박물관 역사 같은 얘기

지구촌 다문화 세월이라 활짝 웃는 꽃창포


창포 줄기 삶은 물에 머리 감던 아낙네들의

농 짙은 이야기 소리가

창포줄기 곱게 꼬아 머리띠 허리띠 하던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전래 동화 밖 골목에서

박물관 밖 마을 광장에서 듣고 싶은

옛것의 향수와 새것의 설렘이 조화로운

창포원 그늘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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