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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용암정 가는 길 논둑

찔레꽃

by KOY김옥연


《 찔레꽃 》


가진 게 적은 시골 살림에

할 일은 되게 많은 시골살이에

겨울 가고 봄 오면


논둑 밭둑 들판에

야트막한 산자락에

제 알아서 지천으로 피던

하얀 찔레꽃


가난한 가슴에도

바쁜 마음에도

맑게 미소 짓던 하얀 꽃


작은 꽃잎 너무 이뻐

살며시 손 뻗으면

흙꼬장물 물든 손등 위로

하얗게 흔들리던 간지러움


졸졸졸 개울물 돌 틈에서

송사리 피라미 쫓다 보면

어느새 꼬르륵 꼬르륵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옷섶으로 땀 닦으며

어서 오라 손짓하던

내 엄마 미소 같은 하얀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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