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생일
<나의 62세 진갑 음력 생일>
이 더운 날
날 낳으신 어머니
저 세상 가신 해가 2000년도였으니
이별의 시간도 이젠 청년이 되었다
1남 5녀 중 넷째 딸
외동도 아니고
맏이도 아니고
막내도 아니었으니
여럿 자식으로 부대끼며
있는 둥 없는 둥 무덤덤하게
많든 적든 나누는 것이라
늘 허기진 사랑의 갈증
단 하나 통째로 내 것을 가져본 적 있었던가!
주인공을 꿈꾸었지만
조연이 흔했던
군중 속의 외로움
남편 하나
아들 하나
딸 하나
남에게 양보할 수 없는 나만의 하나인 것들
그들이 전해준 생일 축하
가슴 가득 안기는 감사
나 아직 살아있어도 괜찮은
부끄럽지 않은 피사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