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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여행후기 자작시

배롱나무

by KOY김옥연

《 배롱나무 》


청포도가 익어간다는 칠월에서

처서가 지난 팔월의 끝자락까지


배롱나무 작은 미소가

수줍게 발그레하다


태양의 열기에 잔뜩 움츠려

오글오글 작은 꽃잎


너 지면. 나 피고

나 지면 너 피어

백일을 달려가는 열정


나는 작으나

너는 작으나

우리 함께 하면 작지 않다는 걸

온몸으로 알려주는 꽃


이글이글 태양아래

온통 짙어가는 녹음의 한 편에서

화사한 붉은 향연 꿋꿋이 오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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