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낙안읍성
《 낙안읍성에서 1. 》
낙엽이 뒹구는 바람결 서늘한 골목길
성근 듯 차곡차곡 쌓은 야트막한 돌담길
돌담 돌아 흙 마당에 들어서면
초가지붕 아래 작은 방 안 구들목에는
세월을 묵은 옛이야기가
어제인 듯 오늘인 듯 마구마구 피어날 것 같다.
《 낙안읍성에서 2 》
성곽 위 빈등길을 타박타박 걷는다
어느새 11월의 끝자리
올해도 한 달 밖에 안 남은 시간
하루는 길어도 일 년은 짧은 것이라
시간의 소중함에 눈 뜨니
유구한 역사 세월 앞에 가지는 의연한 마음
외로움과 고단함이 엄습하는 비탈진 길
가던 길 멈추고 내려본다
어디를 들어서도
어린 시절의 나를, 엄마를 만날 것 같은
푸근하고 고즈넉한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