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는 나의 수다

오늘 부산에 눈이 왔다 아주 약간이라도 좋았다

by KOY김옥연

사진은 만항재의 눈




( 부산에 내린 눈은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

그냥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담아

기억이라는

추억이라는 창고에 밀어 넣을 뿐)



《 오늘 부산에 눈 왔다 》


눈이 왔다 갔다

잠깐 날리다 사라진 눈발

맛보기 눈

스쳐가는 눈


가늘게 한 두 방울 뿌리다 만 눈

너에게 딱 맞는 이름이 뭘까?

가락눈? 싸락눈? 가루눈?


겨울이 되면 함박눈 펑펑 내려

온천지 하얗게 대동단결하고

뽀드득뽀드득 발자국 소리도 만든다는데


만년설까진 아니라도

응달이면 한 계절 거뜬히 버틴다는 눈 이야기는

먼 나라 먼 땅 남의 땅 이야기

티브이 뉴스에서나 듣는 부산


부산에 잠시 눈발 뿌린 날

미세하고 짧은 만남에도 마냥 행복했던 오늘

행복의 기준 만족은

양으로 질로 따질게 아닌 그냥 느낌인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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