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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쑥부쟁이

가을꽃 쑥부쟁이

by KOY김옥연

꽃을 찾아 가을 속으로 길을 나선다.


《쑥부쟁이 》



본디 풀이라

들국화라 퉁치니

바람에 기대어

아니라

쑥부쟁이라

수줍게 고갯짓 한다.


한 뿌리에서 뻗치는 가지

한 대에 곁가지 서로 뻗어

여러 꽃이 벙글어 피니

바람에 휘어질 듯

햇살에 말라갈 듯


제 잘났다

저마다 일등 하려 머리 세우는 세상에서

본 척 실눈으로

물러서서

한없이 품고 한없이 내어줌이

종갓집 종부 마음품처럼

여린 듯 강인하다.


앞으로 떠나는 걸음

잘 가

뒤돌아 보지 마라 당부하곤

호미자루에 눈물 씻던

어머니 굳은살 손 안에서

소박한 듯 화사했던 쑥부쟁이


양지바른 들판

야트막한 산자락

논둑 밭둑 가리지 않고

흐드러지게 피어

보랏빛 고운 자태로

가난한 마음에도

아름다움 가을 꿈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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