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찾아 가을 속으로 길을 나선다.
《쑥부쟁이 》
본디 풀이라
들국화라 퉁치니
바람에 기대어
아니라
쑥부쟁이라
수줍게 고갯짓 한다.
한 뿌리에서 뻗치는 가지
한 대에 곁가지 서로 뻗어
여러 꽃이 벙글어 피니
바람에 휘어질 듯
햇살에 말라갈 듯
제 잘났다
저마다 일등 하려 머리 세우는 세상에서
못 본 척 실눈으로
물러서서
한없이 품고 한없이 내어줌이
종갓집 종부 마음품처럼
여린 듯 강인하다.
앞으로 떠나는 걸음
잘 가라
뒤돌아 보지 마라 당부하곤
호미자루에 눈물 씻던
어머니 굳은살 손 안에서
소박한 듯 화사했던 쑥부쟁이
양지바른 들판
야트막한 산자락
논둑 밭둑 가리지 않고
흐드러지게 피어
보랏빛 고운 자태로
가난한 마음에도
아름다움 가을 꿈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