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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구절초

구절초

by KOY김옥연

꽃을 찾아 가을속으로 길을 나선다.

《 구절초 》


가늘고 긴듯

부드럽게 둥근 꽃잎사귀

구절초를 만나다.


본디 풀이니

들국화라 퉁치자하니

줄기 마디가 아홉이라 구절초라며

향기로운 웃음 흘린다


솔나무 그늘아래

햇살이 옅은 음지

자리를 탓하지 않으며

올곧게

한 줄기에 한 꽃을 피운 구절초


이른 봄 부터 가을 추수 까지

들녘에서 부뚜막에서

일년이 바쁘던 며늘아기

추수끝에야 만나는 여가로

친정가는 걸음 길의

축복같던 환한 웃음


상큼한듯 싱그런

은은한 내음이

한 해 농사 갈무리한

곳간의 인심마냥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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