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으로 글을 급하게 마무리하며..
3월,
나는 복직을 했다.
휴직 끝에서야 쓰기 시작한 글은
새해가 되어서는
글을 쓰겠다는 의지가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글로써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포부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힘을 잃었달까?
그럼에도 글을 끝맺지 못하고
토요일마다 브런치 연재일이라는
알림을 볼 때면
처음에는 연재일을 어기는 것에 대한 불안이,
다음으로는 나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라는 합리화,
마지막으로는 글을 쓰겠다는 나의 의지에 대한 체념까지.
다채로운 감정이 들었다.
3월 새 학기를 불같이 보내고
4월이 된 지금 한숨을 돌릴 틈이 난 건지
나의 글을 어떻게든 마무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이 글을 시작할 때는
거대한 포부가 있었다.
첫째, 다른 사람을 통해 본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를 비교하여
진정한 나는 무엇인지 사회학적으로 고찰하는 것.
둘째, 이 책을 출간하여
진정한 작가가 되는 것.
마무리 짓는 지금
돌이켜 보면 참 웃긴다.
나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은커녕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아직도 나는 나를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나도 모르겠고,
사실 진정으로 알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나를
내 기준으로 규정짓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급하게 마무리하는 감이 있긴 하지만
이 글은 이렇게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래도 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마음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했고,
나의 마음을 글에 담아 보내기도 했기에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다.
나의 글을 읽어 준
지인들, 가족들
그리고 모르는 독자들
모두 감사합니다.
다른 글로
늦지 않은 시일 내에
만나 뵙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