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앞으로만 갑니다.
어렸을 때, 생일이 오는 날만 기다려졌고,
가족들이랑 다같이 보내는 시끌벅적한 추석이 기다려졌고,
주말만 되면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놀 수 있는 평일이 기다려졌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대형마트를 가는 날이 기다려졌습니다.
그런데 왜 무심하게도 시간은 앞으로만 흐를까요.
이제는 별거 아닌 생일이 되어 버렸고,
멀어진 가족은 생각만으로 눈물이 차오르고,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는 게 두려워졌고,
대형마트를 가지 않은지 10년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지만
구름은 빠르게 움직이고, 시간은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