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느낌

by 김순호




정동진 /김순호



한 해의 마지막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전국의 해돋이 명소를 찾아 나선다. 그중에서도

정동진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지만 아쉽게도 난 한 번도 그곳의 일출장관을 보

지 못했다. 그러나 그 들썩임이 사라진 인적 드문 정동진의 겨울 바다를 십여 년이 넘도록

해마다 빠지지 않고 찾아가고 있으니 난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행운과 이별을 가슴에 품

고 있는 셈이다.


전국이 강추위로 얼어붙는 한 겨울, 움츠린 바다를 찾는 일은 내가 고집스레 지속하는

여행이다 일부러 느린 무궁화호를 타고 긴 시간을 달려 짧은 해가 산허리를 넘어갈 때쯤

도착하는 정동진은 역에서 바로 바다를 볼 수 있는 접근성이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어두워진 백사장에 수없이 포개진 발자국들을 밟고 서면,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아우성

치며 달려오는 파도의 무리들, 고립된 바다와의 재회, 아마 난 그것에 압도돼 중독된 것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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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찾아가는 정동진이지만 겨우 한 편의 '시'를 발표했을 뿐 ,

더 이상 적확한 시상을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졸 시' <정동진>을 다시 읽어 본다.



정동진 / 김순호



늦겨울

잔설이 남아 있는 정동진 밤바다

한 치의 틈도 없이

하늘과 바다가 마주 붙어 비벼대는 절망을 본다


누가 저걸

탁 트인 바다라 했을까




시집『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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