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예상보다 빠르게 끝난 치과 진료 덕에 가을 햇빛을 받으며 천천히 빽빽한 도심 상가를 기웃거리다
대형 쇼핑몰 카페에서 치즈케이크 한 조각과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앞에 놓고 앉았다 쇼핑몰
엔 금요일의 오후여서인지 이미 쇼핑백을 두어 개씩 들고 있는 사람과 아이쇼핑을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구두를 신어보거나 맘에 드는 디자인 옷의 감촉을 만져보는 사람, 한 발씩 옆 가게로 밀려가며 몇 벌
의 옷을 입어보는 사람 등을 바라보는 건 패션쇼를 구경하는 것 이상으로 꽤 재미있는 일이었다 나는
아직도 여름에 머물러 있는데 매장엔 장르를 가르지 않고 겨울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에 호응하듯
모두 바쁘게 움직였지만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나의 시간은 정지된 듯 밀려오는 졸음 같은 평
온에 잠겼다.
조금 전 거리에서 본 서로 다른 긴장된 모습이 삶의 물줄기라면, 이곳의 여유는 잠시 흘러가는 물길에
서 나와 숨을 고르는 도약의 휴식처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