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두 번째 밸런타인데이를 맞았다.
나는 모든 연애를 2년 이하로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햇수로 따지면 별 특이한 점은 없다.
근데 이전까지 나의 모든 연애는 특이점이 있었다.
난 이별 후에 힘든 적이 없다. 5년 만난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도 엥? 스러울 정도로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관계였는데도 헤어지고 허탈감 정도 느끼는 스스로를 보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전까지의 이별에서도 “내가 조금 문제가 있나? ”,“내가 사랑을 못주는 사람인가?” 하는 자기 의심을 오랫동안 해왔던 와중에 그 5년 연애의 끝에서 계속해오던 그 의심이 확신이 됐다.
밸런타인 전날까지만 해도 이번 관계도 그랬다. 물론같이 있으면 너무 좋지만 불안감이 더 컸다. 이렇게 좋아해 놓고 헤어지게 되면 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프로젝트 하나 끝낸 사람처럼 잊으려나? 나 스스로가 무서웠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뭔가 굉장히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는 아니었다. 소소하게 지내는 기념일 저녁, 쓸데없는 이유로 날선 말이 오갔다. 왜 그랬는지 기억도 안나는 그런 사소한 이유. 이런 걸로 싸우지 말자며 화해를 하고 포옹을 하는 도중이었다.
내 파트너가 너무 따뜻해서 그런건지, 그 초콜릿 케이크에 뭐가 들었던건지 처음 느끼는 감정이 들었다.
화해나 포옹에서 오는 감정이 아니다.
그런 상황을 모두 배제하고, 문득 이 사람이 정말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맘이 들었다. 머리로 드는 생각이 아니라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몇 년간 내가 사랑이라는 걸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고 의심해 온 사람으로서, 이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각자의 사랑의 개념이 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한테 사랑의 개념은 이런 건가보다. 내 파트너라서가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행복하기를 순수하게 바라면 그게 내가 주는 사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