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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Z Mar 07. 2024

다시 시작할 용기가 있습니까?

차곡차곡 내공이 쌓인 체 누르는 리스타트 버튼

아마존에서 책 리뷰를 쓰는 독자들은 꽤 자세하게 쓰는데 책의 내용을 쓰기보단 그 책에서 얻은 교훈이 아이들과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식의 내용이다. 그런 리뷰를 보면서 나는 아이와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을지 방향이 잡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읽을 책을 고를 때면 독자들의 리뷰를 꼼꼼히 읽는 편이다.   


난독증을 갖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Fish in a tree를 다 읽고 나서 다음 책으로 고른 책은 Gordon Korman의 Restart라는 책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제목부터 맘에 들었다. 다시 시작하기란 얼마나 멋진 말인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단 이야기이자 다시 도전한다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Restart의 주인공 Chase는 방문 창문 밖으로 떨어져서 머리를 크게 다친다. 며칠 만에 눈을 뜨자 평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음을 알았다. 너무 낯선 누군가가 Chase라고 부르고 엄마라고 하고 형이라고 하고 아버지라고 한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인가!  며칠 만에 정신을 차렸는데 온통 낯선 사람들뿐이다. Chase는 머리 충격으로 인해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었다. 아무리 기억해 내려도 기억을 할 수 없기에 녀석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도 다시 배워야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Chase는 학교에 돌아간다. 그곳에서 자신을 슬슬 피하는 아이들을 만난다. 그리고 알았다. 기억상실증을 겪기 전 자신은 학교에서 소문난 문제아에 툭하면 몸집이 작고 힘없는 애들을 괴롭히다 못해 전학까지 보내기까지 했다는 사실 말이다. 나만 기억 못 하는 나 자신. 남들은 너무 선명하게 기억하는 나. 그 사이에서 Chase는 예전의 자신을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우고 새로운 Chase로 만들어야 한다. 책 제목처럼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순간들이 인생은 꼭 온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시험에 떨어지면 다시 공부를 하고 시험 준비를 해야 할 수 도 있고

친했던 친구와 맘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또 다른 친구를 사귀어야 할 수 도 있고

남자친구를 사귀다가 헤어지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새로운 만남을 시작할 수 도 있으며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혹은 원하는 학점을 받기 위해서

새롭게 시작하거나 반복하거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도  있는 게 인생이란 걸 나누고 싶었다.


우리의 인생은 늘 시작과 끝과 다시 시작을 반복하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 때로는 지칠 때도 있겠지만, 사람은 다시 시작할 때 완전 바닥부터 시작을 하지 않는다. 닌텐도게임기처럼 망친 게임은 언제든지 새로 시작할 수 버튼이 있지만 인생은 때로 새로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기까지 너무 힘들고 벅차고 자존심이 상하고 조심스럽고 한풀 꺾인 자신감에 의심이 솟구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 시작하기 혹은 새로 고침 버튼을 누를 때 이전의 경험으로 인해 얻은 성숙함과 노하우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기회도 높인다. 그 경험과 노하우와 성숙함을 소중하게 다루고 삶에 적용하고 다시 시작하면 삶에서 맺는 열매의 질이 달라진다.


처음부터 다 잘하고 다 잘된 사람은 단연코 없다.

하나같이 찌질했고 초라했고 가난했거나 무식했거나 아무것도 몰랐거나 너무 소심했거나 자신감이 없거나 자존감이 없거나 했던 시절들이 다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새로 시작을 했고 그 모든 시절의 찌질함에 발목 손목을 내주지 않았다.


새로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차곡차곡 쌓은 내공을 통해 빛날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자.


원래 인생은 쪽팔린 거고 쪽팔린 거를 참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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