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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Z Mar 01. 2024

Wonka가 전하는 메시지

꿈 보다 사람이 먼저다. 

내가 20대... 그러니까 약 20년 전쯤에 교회 주일학교에서 선생님을 했었다. 부모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이민을 와서 아이를 미국에서 낳아 키운 전형적인 이민교회의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한국어보다는 영어로 말하는 게 편했지만 한국어 알아듣는 건 전혀 문제가 없었고 한국 드라마 같은 문화에도 꽤 익숙했다. 한국 문화는 익숙했으나 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에는 한계가 있던 아이들은 부모님과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도 생각의 차이에 부딪히곤 했다. 


어느 날 한 아이의 성적이 부모 기대에 못 미치자,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끌고 패스트푸트점에 갔다. 패스트푸드점에 일하는 직원들을 가리키며 엄마는 말했다고 한다.  

"너 잘 봐! 너 공부 안 하면 저런 곳에서 일하게 될 거야. 저렇게 살기 싫음 공부해!" 

평소에도 공부 잘해서 꼭 하버드에 가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그 엄마는 아이에게 충격 요법이라도 쓰고자 아이를 패스트푸드 점에 데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전해 듣자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다. 평소에도 참 별로라고 느꼈던 사람이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욱 싫어진다. 도대체 저 사람은 평생 어떻게 살아왔길래 저따위로 생각하고 행동할까? 




 Wonka는 정말 재밌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아이도 남편도 너무 즐기면서 봤다.  이 영화가 좋았던 건 사람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없다는 매우 현실적인 가르침 때문이었다.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고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한들 나 혼자 잘나서 그 꿈에 닿을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하다. 


"It's not the chocolate that matters.  It's the people you share it with"

초콜릿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걸 누구와 나누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사람이 함께 해야 꿈도 가능하다 가르친다.  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메시지인가? 


팬데믹이 터졌을 때 미국에선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슈퍼마켓과 페스트 푸드에서 일하는 점원, 우편물과 택배를 배달하는 사람들도 영웅이라 불렀다.  그들 때문에 일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동은 단순히 고되고 힘든 일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소중하고 중요했기 때문이다. 


Wonka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그 재능이 최상으로 발휘될 수 있던 건 주변 사람들 덕이었다.  글을 읽을 줄 아는 고아 소녀, 어카운팅을 담당했던 아저씨, 물속에서 말하는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워나비 코미디언, 전화 상담원과 배관공, 오렌지 피부에 초록색 머리를 한 체 묘하게 빠져드는 춤을 추는 룸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에 Wonka가 그들을 무시하고 업신여겼다면 그는 아마도 불우한 천재 혹은 악랄한 사업가가 되지 않았을까? 


집에 오는 길 우리는 영화 OST를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틀고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우리 삶에 사람이 필요한 건 단순히 그들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이루려는 목적이 아니야.  우리의 꿈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가장 뿌리가 단단해지고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거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무얼 하던지 성공할 것이고 사랑받을 것이며 존중받을 것이라는 것!  그것이 사회의 진리가 된다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일들도 사라지지 않을까? 나는 이게 하버드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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